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헤는나무 Jan 13. 2021

예쁘게 말하는 법

말하기의 지혜

반 배정을 받는 딸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엄마, 나 12반으로 배정되었어."

"가장 끝 반이네. 같은 반이 된 친구는 있고?"

"얼굴만 는 남자애가 같은 반이 된 것 같아.  더는 없는 것 같아."


여기까지 말하자 나는 내 을 하고 싶었다. 옆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이런저런 말을 하는 딸아이의 이갸기가 들리지 않았다.

"네 방으로 가던가 거실로 가."

퉁명스럽게 던진 내 말에 딸 아인 바로 방을 나간다.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시작한 대화를 끊어버리니 미안하기도 하다. 돌아선 딸아이의  등에서 무심함의 원망이 보였다고 할까?


최근엔 온라인 생활이 많아지며 짧은 글로 소통할 일도 늘었다.

그럴 때마다 예쁘게 말하는 법을 공부했더라면 좋았겠다 생각하지만, 무심한 나는 댓글 한마디  적는데 꽤 시간을 소비한다. 예쁘게 말하기, 감사나 감탄을 맛깔나게 표현하는 법, 감정표현을 매끄럽게 말하는 법 모든게 어렵다. 이 모든 걸  제대로 알려주는 곳이 있다면 엄청나게 인기가 있을 것이다. 단톡 방의 댓글, 일상 대화에서 타이밍 좋은 칭찬, 감사, 리액션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화법은 기술이라고 하던데 나는 성격과 기술의 합작이라는 생각이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고, 기술적으로 연습하면 세련되니까.

걷기말을 배웠으니 화법도 배웠음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영 못마땅하니 어디서 꼬인 걸까?

말하는 습관은 관계와 밀접한 관련 있다니 거기서부터 점검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매일 보는 편한 가족이라는 생각에 예의와 존중을 내려놓았다.  딸아이의 일상은 내게도 중요한 데도 말이다.


대부분의 말은 자신의 감정, 욕구의 솔직함에서 시작한다. 내가 어떤 것을 원하고 무엇을 느끼는 전달하는 것이 공감의 시작이라고 한다. 방으로 가라고 할 것이 아니라, 지금 할 일에 조급함을 느낀다고 말하는 것이 순서였다. 아니면 질문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바쁜 엄마와 대화를 이어할 것인지, 잠시 후에 편히 이야기를 할 것인지. 선택지는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닌데 일방적이었다.

또 다른 방법은 생각할 여지를 주는 것이다. '지금 해야 할 일 때문에 이야기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로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에두른 말이 직설적 표현보다 반드시 나은 것은 아니지만 완급 조절이 필수인데, 그것을 놓치곤 후회한다.


말이 어려운 것은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나와 상대를 지키는 언어로 매끄럽게 이야기하려면

화술도 배워야 하나보다. 운전을 배우고, 요리를 배우는것처럼.




오늘 읽은 칼럼에 이런 표현이 있다.


행복이란 현재 내가 그다지 가진 게 없는 와중에도, 심지어 잃어가는 과정에서도 오늘 ‘감탄하고 감사하는 마음’ 일뿐이었다. 새해 또 한 살 먹었다고 한숨 쉬었는가. 지금도 당신의 행복은 흘러가고 있다.

([공감]? 나이 드는 맛 https://www.sedaily.com/NewsView/22H8NTEOHN)


지혜는 감사에서 시작하는가 보다.

소중한 것에 감사하는 것이 행복이며, 그 행복을 공유하는 사람이 가족이다.

감탄하며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다면, 뾰족한 을 걸러내는 수고로움을 덜 것이다.

화법을 배우기 전 감사를 배우는 것을 먼저 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로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