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헤는나무 Jan 23. 2021

당신의 선택은 옳습니다.

나를 의심하지 말자.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세상을 살다 보니 대다수가 확실한 것, 안정적인 것을 원한다. 

뿌리째 뽑혀 인생이 곤두박이칠 수 있기에 조심하는 것이 맞다. 특히 재정과 연관되어 있다면 두 번 세 번 확인하고 점검하라고 한다. 나뿐 아니라 가족의 삶도 좌우할 수 있기에 신중하고 신중하라고 한다. 


이 사실이 불변인 것 같은데, 요 며칠 드는 생각이 있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함을 추구하니 넘어지고 실패하는 것은 아닐까?

완벽함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늘 옳은 선택을 하고 있다.


꽤 오래전 만났던 학생 상담이 떠오른다.

이력서에 자신의 경험을 기재해도 되는지 묻기 위해 방문을 한 경우였다. 친구의 소개로 3년간 다단계 활동을 했으나 큰 빚만 남은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3년이나 최선을 다한 뒤 문제가 있음을 알고 학교로 돌아왔다. 취업준비를 시작하며 가장 열심히 한 다단계 활동을 이력서에 적고 싶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내게 말하게 되었다. 20대 중반의 청년에게 3년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곤란해서 당황했다. 다단계 경험은 면접에서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학생의 입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부인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에, 절충안으로 자기소개서에 경험 사례로 적도록 제안했다. 추측이 맞았는지 학생은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울음을 터트리자 감정이 격앙되어 사회와 어른을 향한 원망을 쏟아냈다. 

한참을 울다 돌아간 학생은 이후 교내에서 마주쳐도 나를 피하곤 했다. 부모도 절친도 모르는 비밀을 알고 있는 내가 싫었던 것 같다.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그 학생의 눈물을 기억한다. 상담자로, 책임 있는 어른으로서도 위로가 되지 못했기에 미안한 마음도 있다. 

그 친구를 다시 만나기는 어렵지만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너의 선택은 옮았다. 최선을 다한 경험들은 너를  배반하지 않을 것이니 그 시간을 의심하지 말아라."




내겐 지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것이 있다. 

20대 초중반 연애를 좀 실컷 해볼 걸. 부모님이 뜯어말리더라도 진학을 그때 했어야 했는데, 남편의 사업 내가 반대했더라면.....

영화처럼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지 상상해봤다.


어차피 지난 일, 길게 고민할 것도 없다. 

나는 비슷한 선택을 또 할 것이다.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그러니 후회할 것도 없고, 이제서 문제 삼을 것도 없다.

선택을 하는 그 순간 이미 충분히 고민했고, 옳았다.

짧은 시간 판단했다면 그것은 그럴만해서다. 경험의 직감을 믿었거나, 그만큼 실행할 자신이 있었거나.

준비가 부족한 채 시작했다면 실행하면서 보완하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시작했다는 의미다.


모두 그럴만했다. 앞으로도 나의 선택은 잘할 테다.

'내 선택은 옳다'는 믿음은 주변에 전파된다. 그것은 행운을 만들 수도 있고, 사람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세상은 변수가 너무 많으니, 두 가지는 준비하는 게 맞겠다.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세분화된 계획을 만들면서 실행하는 것이다. 완성도를 높이려면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는 플랜 B의 필요성이다. 실패 변명을 늘어놓지 않으려면 예상 밖의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충분한 시물레이션은 자신감을 만들어 이후 결과도 바꿀 수 있다. 


51%의 확신이 있으면 선택하는 게 맞다. 나머지 49%는 실행하면서 채우면 된다.

50%의 확신도 부족한데 자꾸 끌린다면, 50% 이상이 될 근거와 이유를 만들어내면 된다.


선택을 의심하지 말고 확신을 갖자.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의 명쾌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