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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팔룡 Jan 28. 2023

수상의 기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상을 받으며

중소기업 소상공인 컨설팅을 하면서 정부기관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수 사례로 선정되어 직간접적으로 온라인에 소개된 적도 있고, 수진자가 좋은 기억으로 남기면서 해당 사례를 소개한 적도 있었지만 필자의 컨설팅 사례가 전국 단위의 공모에서 선정되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지도사로 등록한 것이 18년 초였으니까 만 5년만에 경사가 있었던 것이다. 컨설턴트가 전국에 최소 300명 이상은 활동하고 있는데 상위 7명에 포함되었다고 하니 정말 영예롭게 느낀다.


중소상공인은 우리 사회를 이루는 중요한 기둥이다. 그 규모에 따라 사회적 약자로 봐야 할 분도 있고, 상당한 재력을 갖춘 분도 있지만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다. 세무사에게는 세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노무사에게는 노무 서비스, 변호사에게는 법률 서비스를 받는 것이 가능한데 이 모든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처방, 조언을 받는 것은 세무사, 노무사, 변호사 그 어느 쪽도 힘들다. 전문성이 지나치게 세분화된 것이다. 각각의 세분화된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은 해당 분야 전문가를 만나서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 문제점 자체를 파악하는 것은 또다른 전문성의 영역이 된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부터 문제점 해결은 시작된다. 이와 같이 컨설팅, 상담은 중요한 전문 영역이 되고  있다.


지난 5년간 수많은 기업인, 자영업 하시는 분들을 만나왔다. 장사를 너무 잘하고 있어서 도와 드릴 게 없는 분도 있었고, 지원금 6천만원을 받지 않고 있다가 컨설팅을 통해 덜컥 받은 분도 있었으며, 사업과 무관하게 기초수급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도와드린 분도 있었다. 점포를 관두고 퇴직하려는 분에게 도움을 준 것도 있었고 대출을 받기 위한 기본 과정을 설계해드린 분도 있었고 홍보 포인트를 잡아 직접 마케팅 활동을 대신 해드린 분도 있었다. 수많은 분들을 거쳐가다 이번에 컨설팅 우수 사례 한 건이 공단에 의해 선정된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소상공인 지도에 열과 성을 다하고 계신 분들이 많지만, 그 분들을 대표하여 이번에는 필자가 수상자가 되었다. 감동, 기쁨, 보람, 수많은 수식어가 밀려 온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명의의 상을 받으면서 또 하나의 소식이 들려왔다. 필자가 잘 모르는 분들이 필자의 사례발표를 듣기 위해 발표장을 일부러 찾아왔다는 것이고, 그러한 사실을 동료 지도사로부터 들은 것이다. 4년 정도 나보다 늦게 지도사가 된 분들인 것으로 보이고 컨설팅 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으면서 우수 사례를 많이 배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필자의 사례를 발표한다고 미리 공지한 것이 아닌데 어떻게 미리 알고 찾아왔던 것일까?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 필자의 발표를 왜 보고 싶었을까. 아마도 컨설팅협회에서 필자의 발표 사실과 그 중요성을 몇몇에게 알려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날 필자는 소중한 경험들을 최대한 소상하게 설명해주었다. 그 분들은 필자의 사례 발표는 듣고 귀가해버렸다고 한다. 중요한 것만 듣고 싶었던 것이리라. 그 중요성을 어떻게 알았는지 신기할 뿐이다. 발표는 불과 2~3일 전에 정해졌을 뿐인데.


과거에 이런 저런 수상을 했던 거야 많았다. 14년에 국가기록원에서 주최한 이야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던 것도 있었고 09년에는 강서구청에서 모범 강서구민상이라는 것도 받아봤다. 학창 시절에 받았던 상이야 너무 많아서 일일히 기억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번 상의 의미는 지금까지와는 큰 차이가 있다. 필자가 몸담을 주업을 확정하였고 그 주업에서 받은 영예의 상이기 때문에 그렇다. 앞으로 필자가 더욱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확보한 것이고, 필자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발견한 것이기에 그렇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돈이 중요하다. 필자도 별반 다르지 않고 그 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진작에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 억대 연봉의 직장인들 전혀 부럽지 않고 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터전을 일구었다. 하지만 이제 돈이라는 것만 추구하고 싶지는 않다.


더욱 높은 꿈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어릴 때 꾸었던 장래희망처럼 어디 내놓고 떠벌일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청년기의 꿈만큼이나 지금 필자의 꿈도 원대하고 소중하다. 경영지도사로서 기업인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기업과 사회, 국가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돈을 많이 벌어주는 해결사 같은 역할은 아니다. 지금의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 행정에 대한 도우미 같은 것은 더욱 아니다. 소상공인 기업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최고도로 쌓아 올려야 한다. 그 역량이 충분히 끓어 올라 주전자가 차고 넘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어쩌면 다시 결정적인 시기,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당장 무슨 대단한 역할을 할 수는 없겠지만 참고 기다리며 기회가 주어졌을 때 과감하게 패를 던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상을 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소상공인, 기업인 여러분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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