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지나치기 때문에 투명. 투명은 어디에도 들키지 않겠구나. 투명한 삶. 그런 걸 조금 바랐다고 영영 투명해지길 바란 건 아님. 빛의 투영. 어쩔 땐 생각보다 꽤 잘 이루어지는 소원. 소원을 빌고 싶다면 죽어도 바라지 말 것. 나는 은총이 눈이 부시게 감사해 이불을 뒤집어쓰지.
커튼
커튼은 빛이 들어오지 못하게 설치하긴 했지만
왔던 게 비집고 새어나가라는 건 아니었는데
내 방에서는 작은 빛도 부디 헤메이길 바라며
샹들리에를 주문하지
요즘은 그런 것도 주문할 수 있지
샹들리에
샹들리에는 단어만으로도
듣는 이를 낯설게 하는 효과가 있지
다시 볼일 없는 우체부
아니며는 택배기사
아니 배달 라이더
깨지는 물건은 싫은 것 같아서
웃돈을 주며 부탁하는 현실
곤란하다며 받아 드는
그렇군요 곤란하군요
샹들리에 샹들리에
샹들리에라고 말하고
샹들리에에 처합니다
목을 매달고는 날고 있는 척
찬찬한 회전을 하는 온갖 투명과
외면받는 걸 반짝인다고 불러주는 그런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