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튜버의 영상을 보면서 생각나는 이야기
최근 한국발 뉴스들을 접하면서 한숨만이 나옵니다.
언제부터인가 일본점령기시대의 역사적 논란이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광복절인가? 건국절인가? 당시 좌파적 사고를 지녔던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평가 등등이 있죠.
최근에 시간이 좀 생겨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는데,
꽤나 유익하게 보고 있던 한 채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의 불편한 진실 일본 당신이 모르는 일제강점기 조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평범한 조선인의 사회와 경제 경성 사람들의 삶 조선인들은 왜 조선왕조를 버렸나?
이런 긴 제목을 나열한 한 영상을 소개합니다.
영상의 내용은 일제강점기 시기와 조선시대를 비교하면서 당시 여러분야에서의 발전에 대한 내용을 일본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서 그런가 보다... 라며 보고 있었는데, 영상이 계속되면서 왠지 모를 불편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을 마지막까지 보고 밑에 달린 덧글들을 보자니,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저도 장문의 덧글을 달았습니다.
제가 달은 장문의 덧글을 여기에 옮겨보겠습니다.
제대로 된 역사를 보여주려면 비교분석을 통한 다양한 관점을 이야기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자료를 바탕으로 망국의 길을 걸었던 조선시대와 비교하는 내용뿐이네요. 여기 덧글들을 보면 이것이 제대로 된 역사라고 인식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은데, 주체적 사고 없이 마냥 받아들인다면 심각한 논리적 오류를 갖게 된다고 보입니다. 대만을 여행하면서 대만의 역사와 이들의 관점에 대한 학습을 나름대로 해봤는데, 한 번도 주체적 국가를 형성한 적이 없던 대만 토착민들은 자신들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 일본에 대해 무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고 현재도 일본의 문화를 무작정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선은 전통과 문화를 갖고 있는 주체국가였습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망국의 길을 걸었지만, 마냥 쌀 한 줌 더 준다고 해서 왜국의 정책을 좋아라 하는 것은 아니지요. 자기가 처한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역사는 거국적 시각으로 바라다봐야 합니다. 일본이 한반도에 투자를 한 것은 분명 그들의 이익을 위한다는 이유가 있죠. 수많은 한반도 조선인들을 마냥 탄압만 한다면 결코 다스릴 수 없기에 앞서 대만의 예처럼 유화정책과 도시 발전을 위한 기반시설들을 설치한 거죠. 그들의 입장에서는 한반도는 이제 일본국이기에 '자국발전'이라는 관점인 거죠.
한 가난하고 툭하면 부부싸움이 일어나는 가정이 있습니다. 밖에서 보니 너무 형편없고 한심해서 어떤 한 사람이 그 가정에 들어가 이제부터 가정의 모든 결정과 주체권 가지고 내가 잘 살게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공부도 시켜주고 밥도 배부르게 먹여주고 이전보다 더 행복하게 해 준다고 말이죠. 그렇게 세월이 지나 이 가정의 아이는 맨날 싸우던 어머니 아버지 보다 새로운 가장의 역할을 하는 사람에게 호감과 존경을 갖게 되었죠. 지나고 보니 이전의 모든 게 다 한심하고 멍청하게 보입니다. 그렇게 한 가정은 풍지박살 나고 새롭게 세팅이 되는 거죠.
개인의 선택이 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지금 이 대한민국의 문화강국의 면모와 주체적 국가의 모습은 이 나라의 자주독립을 외치던 분들의 핏값으로 다져진 결과입니다. 논점을 흐리고 사고의 다양성이라는 말로 이 시대에 '역사인식'의 틀을 부정하는 자들은 일본의 '밀정'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갖지 못한자들에겐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우리 민족의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초창기 중국에 와서는 어학연수를 시작했습니다.
연수반에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중 한국인과 일본인 비율이 가장 높았죠. 친구들 중에 나이도 같고 하는 일도 같은 업종의 한 일본인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와 친해지면서 같이 홍콩을 여행 삼아 다녀오기도 했었습니다.
당시 상해에서 홍콩으로의 여행으로 기차를 이용했는데요, 하룻밤을 기차에서 자야 겨우 도착을 했었죠. 그때 이 친구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자연스럽게 일본강점기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당시 좀 놀랐던 것은 일본의 도움으로 조선국민들이 해방되고 현대화되었기에 오히려 일본에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었죠.
당시 이 친구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알아먹을까 고민하다가 위 덧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남의 가정에 동의 없이 들어와 자신의 의지대로 한다면 과연 그것이 누구를 위해서이고 정당한 행위인가? 를 질문했었죠. 당시 그 친구의 답변이 딱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그렇게 민감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주장으로 남고 말았죠.
오늘 이 영상을 보게 되니 너무 어이가 없어서 글을 쓰려고 들어왔습니다.
모든 것을 관점의 차이라고만 받아들인다면 방향성을 잃게 되고 발전을 못합니다.
전 위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 민족만의 사고적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통계적 객관화'라는 허울 좋은 틀속에서 지금 이 나라가 갖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평가와 비판을 흐린다면 지금처럼 혼란만이 가중되겠죠. 그리고 그것들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이지 일부의 통계가 모두 진실이 되지는 못합니다. 정보가 넘치는 사회에서 일부의 시각과 정보만을 주장하면서 그것이 진실인양 떠들어대는 사이비 학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더구나 당시 일본이 정리한 통계자료를 가지고 판단한다면 더욱 조심을 해야 하는 거죠.
이 영상을 작성한 유튜버도 나름대로는 편향된 시각에 균형적 시각을 전달하고자 만든 영상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영상을 제작할 땐 정말 신중의 신중을 기해야 하는 거라고 보입니다. 가치관이 형성되지 못한 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 우리는 역사적 논쟁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하는 시기인 거 같은데, 어쩌면 오히려 약간의 혼란의 이 시기에 사회를 보는 역사를 보는 시각을 기르는 시기로 삼아야 할 듯싶습니다.
무엇이 진실일까요?
진실을 우리는 알 수 있을까요?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절대적 객관화는 불가능합니다.
우리의 입장과 관점이 있게 마련이고, 적어도 이 나라 이 땅에서 같이 살고 있는 이들은 사고의 정체성을 가지고서 앞을 향해 나아가야죠. 본질을 흐리는 소모적 논쟁이 과연 무엇 때문에 나타나는지 그 저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정부가 일본의 앞잡이라는 비판을 그냥 관점의 차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그 폐해가 너무나 큽니다.
언제부터인가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이들의 관점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흐리고 있습니다. 적어도 용감하게 독립운동을 못했을지라도 그들의 값진 정신을 깎아내려서는 안 되는 거죠.
이 나라는 분명 나라를 위해 투쟁하는 이들의 핏값으로 만들어진 나라임에는 분명합니다.
우리 같은 일반 시민들은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이왕 나라 뺏겼으니 그냥 나 하나 배부르고 내 자식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대다수였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살았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적어도 무엇을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개념은 살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학 잘하고 영어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살아가는 이 사회의 문제에 대한 인식 그리고 사회를 어떻게 바라다보아야 하는가의 관점에 대한 정립에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이런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똑똑한 자들의 형편없는 인식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오늘 이 유튜버의 영상을 보면서 그리고 그 밑에 달린 덧글들을 보면서, 심각한 생각이 들어 오늘 몇 자 적어봅니다.
이전에 읽었던 책을 들척이면서 역사를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몇 가지 옮겨봅니다.
- 도출된 역사관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어야 한다.
- 역사적인 인물이나 사건을 평가할 땐 그것들이 얼마나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에 부합되는 성격을 갖고 있었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 역사적인 자료들이 모두 사실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 어떤 자료를 인용할 땐 자료를 작성한 사람들의 성향을 감안하여 자료를 해석해야 한다. (사료비판)
-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와 세계사적으로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 역사적인 눈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