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 여행 열일곱 번째 이야기
오늘은 드디어 이번 여행의 마지막날이다. 정말 존경스러운 우리 대장은 마지막날까지도 새로운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는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 평범한 호텔 조식을 먹고, 광시(广西)성 특유의 여러가지 모양으로 불뚝불뚝 솟아있는 봉우리들이 보이는 도로를 달려 목적지로 향한다.
오늘 볼거리는 '황야오구쩐(黄姚古镇 황요 옛 마을)'이라고 기원전111년부터 주민들이 모여 살며 만들어진 마을로 지금은 국가에서 오래된 건축양식을 보존하며 관광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입구를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신기한 모양의 나무
'롱쫘롱(龙爪榕)'이라고 불리는 이 나무는 한자 뜻 그대로 용의 발톱같이 생긴 용수나무인데, 자그마치 850년이나 된 나무라고 한다!!!
광동성에도 이렇게 나무줄기가 아래로 축축 늘어진 용수나무가 많은데, 이렇게 굵고 튼실하지는 않다.
용수나무 앞에는 이렇게 누우런 물이 흐른다.
올라가지 말라고, 나무 좀 보호하자고 표지판에 그렇게 써 있구만 기어이 올라가 가족사진을 찍는 사람들
옛 마을의 골목길을 걸어다니며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오래된 건물을 구경하다 지쳐 잠시 먼 곳으로 눈을 돌린다. 묵묵하게 우뚝 서 있는 산봉우리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힘이 난다.
이제 또 슬슬 점심먹을 곳을 찾아본다. 들어올 때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는데 마을 안에 객잔도 식당도, 그리고 사람도 참 많다.
하얀 건 팥속 정도 들어간 그냥 떡일거구, 노란건 호박떡, 거무스름한건 쑥떡일테니 그냥 중간에 있는 걸 맛보기로 한다. 죽순에 칼집을 넣어 다진 고기 아주 쪼끔 넣은 찹쌀밥을 넣고 철판에 구운 건가보다. 아침에 양껏 먹은 호텔 조식이 아직 소화가 다 안됐는지 맛은 그냥저냥
돌다리 건너기에 재미들린 아들은 저 다리를 몇 번 왔다갔다 했는지 모른다. 돌다리 건너에 있는 저 열려있는 문은 제법 럭셔리한 호텔의 입구
허조우펑왕(贺州蜂王) 2011년 6월 29일에 허조우벌꿀왕 왕치앙(王强)아저씨는 온몸을 꿀벌로 덮는 공연을 했단다. 실제 상황을 찍은 사진이고, 위험하니까 따라하지는 말고. 100% 자연산꿀을 파는 18년이나 된 믿을만한 판매상이라는데, 중요한건 이런 사진보고는 사고 싶은 마음이 별로 안 생긴다는거.
아들래미는 아빠한테 졸라 길거리에서 할아버지가 파는 튀긴 꼬마 민물게를 얻어냈다. 내 보기엔 먹는 것보단 이리저리 뜯어보고 관찰하는데 관심이 더 많은 것같다.
이번 여행지에서의 마지막 만찬이 시작됐다. 위에 있는 건 아까 그 누런 개울물에서 잡은 걸로 추측되는 작은 민물고기를 염장해 말린 후, 다시 양념해 고추,양파랑 같이 볶아낸 요리. 적절량의 미원투척으로 맛은 좀 괜찮다.
가지에 채썬 돼지고기 살코기와 당근, 고추, 표고버섯을 같이 넣고 매콤하게 볶아낸 요리. 한국에서는 찐 가지를 무쳐만 먹다가 중국와서 이렇게 여러 조리법을 활용한 가지요리를 먹다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가지가 좋아졌다.
어제 먹었던 여러가지 채소에 주머니 만들어 고기넣는 요리가 여기에도 있다. 이번 요리는 호박꽃 안에 고기 속을 넣었고, 또 두부 안에 고깃속을 넣었다. 말로만 듣던 호박꽃을 다 먹어봤다.
명나라때 만들어진 시엔런구징(仙人古井 선인고정)이라는 이 우물은 위 왼쪽은 식수로 쓰이고, 오른쪽은 채소를 씻는 물, 아래 왼쪽부터 두 군데는 빨래하는 물로 오른쪽은 세수하는 물로 쓰였단다. 저기 저 쭈그리고 있는 사람, 정말 야채를 씻고 있었다.
골목길을 다시 여기저기 누비며 마을을 빠져나와 이제는 집으로 향한다.
고속도로를 번갈아 운전하며 열심히 달리고 달려, 저녁 8시가 지나서야 스윗홈 주하이(珠海 주해)에 도착했다. 오자마자 단골 디저트가게로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간다. 위에 있는 디저트는 코코넛 주스에 꼭 개구리알같이 생긴 시미(西米)라는 걸 넣고 끓여 낸 예즈시미루(椰子西米露). 저 작은 알갱이는 특별한 맛은 없다. 버블티에 들어가는 타피오카와 비슷한 전분덩어리일뿐.
요건 광동성에서 아주 유명한 디저트로 이름은 양즈깐루(样子甘露), 망고와 아까 그 시미(西米)그리고 유자를 조금 넣어 만든다. 아주머니가 예뻐라하는 울 아들래미가 시킨거라 망고를 어찌나 듬뿍 넣어주셨는지
계란과 소시지, 햄을 넣어 끓인 대만의 인스턴트 라면. 얼큰한 맛이 없어도 제법 먹을만하다.
소시지, 햄, 달걀후라이, 닭날개가 어우러진 스파게티도 맛나다.
우리 세 식구는 차에서 내린 짐을 들고 집으로 들어간다. 탁한 공기와 살짝 쌓인 먼지가 느껴지는 익숙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앞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며칠 동안은 짐정리와 청소, 빨래로 바쁘겠구나 싶어 한숨이 살짝 나오기도 하지만, 어쩌면 집이 주는 편안함에 나오는 안도의 한숨인 것도 같다.
샹그릴라의 그 멋진 풍경들과 큰 부처님, 원없이 먹었던 그 맛있는 음식들이 이제는 2018년 여름에 갔던 17일간 여행의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안전하고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온 것에 감사하며, 또 다른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그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하게 살아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