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그렁그렁양쪽 콧 속 가득 찬 기쁨이콧물 흘리는 모습 바라보며 내 마음이 너무 속상했어
지쳐 쓰러다시피 스르륵 잠에 빠져 든 아이
시끄럽게 코 골며 잠든 작은 천사모습기억나?
목 아래로 팔 베개 해주고 기도하며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내 마음이 너무 아팠거든
짧은 시간..
올 한 해가 주마등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어
상반신의 반에 해당하는 부위에 펄펄 끓는 물이 쏟아졌을 때,
그래서 어쩔 줄 몰라 아프다고 난리 나 소리치던 그 아이에게 그 무엇 바로 해 줄 수 없는 그때의 상황이 무척 답답했었어
중요한 일을 준비하고 있던 시기에, 나는 모든 일을 중단하고 아이를 치료하는데 또다시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가장 중요했던 그 시기는 그렇게 지나가 버리게되었어
무엇을 해야 할 때, 그 중요한 시기를 놓친다는 건 참 슬픈 일이라는걸 모르는 게 아니었는데 왜 또 그런 일이 찾아왔을까?
그렇지만 그때 우리가 고심해 내린 그 선택들이 대부분 옳았고, 1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 기쁨 이는 기대 이상으로 회복되어가고 있고 여전히 잘 참아주고 있네
그간 당신이 발라주던 크림이 아이의 새살이 되어 뽀얗게 올라오는 걸 보면서,
생명력이란 이렇게 피어오르는 것이구나 싶어
살갗이 올라오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는 통증을 호소하는걸 보면
피부 깊은 곳으로 타고 들어간 뜨거운 물의 고통은 심부까지 저장되어 있나 봐
아이는 여전히 그곳이 쑤시고 만지면 아프다고 하니마음이 참 아파
폐렴과 잦은 감기 속에서 올 가을과 겨울을 보냈음에도 기쁨 이는 오늘 성탄 예배 때 유년부 일원으로 춤을 추며 무대 위에서 자기 몫을 감당했어 꼭 가야 한다고 제 입으로 말했지
그 감동이 지금도 밀려 들어와 나는 울음을 꾹 참고 이 글을 쓰고 있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이의 그런 노력과 당신의 지극한 사랑을 기념하는 것이라생각해서 짧은 글이로나마 당신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 예정에 없던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되었어
기쁨이와 한강에서, 12월 우리의 찬란한 시절을 기억에 담다
우리 기쁨이 매주 재활 치료 하는 중에,
굳은 몸을 뒤트는 뼈아픈 고통을 참고 있어
겉으로 언뜻 보기에는 알 수 없는 그 아이의 어려움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보이게 되는 그 아이의 아픔을,
꽃보다 예쁜 당신과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온몸이 얼음덩어리처럼 금방 차가워지는 아이의 몸을 만질 때마다
나는 가끔, 어떤 무력감 같은 걸 느껴
내 힘으로 넘을 수 없는 벽 앞에 놓인 것 같은 무거운 감정이 날 휘감는 때가 있어
차디찬 아이의 손을 주무르며, 마사지를 하는 중에 나는 기쁨이 귓속에 매일 똑같은 이야기를 해
너는 꽃이야 너는 아름다운 사람이야
그런데 있잖아, 그 아이가 꽃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다 깨닫게 되었지
꽃보다 예쁜 당신이 낳은 아들이라서 그런 거였어
어젯밤, 아이가 잠에 들고 스르륵 문을 열고 나와
누군가에게 줄 성탄 선물을 포장하고 있는 당신을 바라보며, 나는 꽃보다 예쁜 당신의 미소를 보았어
흐뭇해하며, 누군가에게 전해질 당신의 빨간 크리스마스 선물이 당신 앞에 놓여 있었어
꽃보다 예쁜 여보가, 꽃과 같은 아이를 세상에 내 보냈을 때, 배가 얼마나 아팠을까?
생명으로 낳은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아파하고 불편한 상황에 너무 많이 직면하는 걸 본 당신 마음은
그간 얼마나 많이 깨졌을까
그래서, 두서없이 어제도 내가 그랬잖아, 고맙다고, 너무 사랑한다고, 당신 같은 영혼은 없을 거라고
곧 있으면 쓰게 될 다음 글에서 나올 또 다른 이야기
기쁨 이가 재활 치료를 받으며, 너무 아파해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선생님께 조금 살살해 주실 수 있는지 부탁을 드려야 했을 때, 결국 아이가 너무 아파해서 다른 선생님을 다시 선택해야 했을 때 자기 심경이 얼마나 복잡했을까, 어떤 선택이 아이를 위한 좋은 선택인 건지 우리가 함께 고민하면서, 그때그때 고민들이 참 쉽지 않았던 것 같아
느린 아이, 또래보다 많이 늦어서 모든 걸 새롭게 다 가르쳐 줘야 하는 아주 조금은 느린 아이에게 우리가 선생님이 되어주자고, 우리가 직접 가르쳐 주자고, 당신은 국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 나는 사회, 과학, 도덕을 가르치고 있는 이때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
불편한 아이의 몸이 계속 문제의 원인이 되고,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오늘, 지금의 이때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잘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해. 아이의 반복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쪼그라든 마음을 알아주는 몫이 오롯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참으로 다행이야.
매일 아이에게 수백 번 같은 말을 되풀이해주는 우리 두 사람 서로를 바라보며,
전우와 같은 심정으로, 피눈물이 때로 흐르는 상황에서 눈빛으로나마 서로를 응원하는 우리 둘에게,
하늘의 참 위로가 있을 거야
그런 의미에서 당신과 기쁨 이가 1년 동안 만들어 낸 독서 우수상은 그간 두 사람의 성실함을 여실히 드러낸 기념비적인 일이야.
저기 있잖아
"당신은, 여보는 정말 꽃보다 이쁘고 생기 발랄하고, 다정하고, 여유 있는 내가 만난 수천 명의 사람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야. 본래 사람은 가까이 가면 갈수록 허물이 보이기 마련인데, 아직까지 그 허물이 잘 안 보이네. 내가 늘 하는 말 있잖아. 나는 여한이 없어. 경제적으로 좀 어렵고 몸이 자주 처지고 아픈 상황도 곧 지나갈 거라 믿어. 왜냐하면 꽃보다 예쁜 당신과 세상에 하나뿐인 기쁨 이를 위해서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고 확신하거든.
꽃길은 다른 게 아니야 두 사람이 꽃이기 때문에 나는 그냥 평생 꽃 길을 걷고 있는 운명에 놓였다고 생각해
이제 삼일 뒤면 크리스마스 성탄이 찾아오는데,
내가 두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계획과 실행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거든
조금 있으면, 지난했던 올 한 해가 가고, 찬란한 2025년이 찾아올 거야.
그러면 당신과 기쁨이, 나 조차도 알게 되겠지.
이제까지 눈물이 모두 닳아 없어질 정도로 자주 꿇었던 우리 무릎이
헛되지 않은 기쁨이 되어 다시 돌아올 거라는 사실을 말이야.
사랑해. 너무너무 사랑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매일 지켜봐야만 하는 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해
성혼 선언하며 언약 맺었던 지난 그날을 추억하며, 나 내일은 오늘보다 두 사람을 두 배 더 사랑하게 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