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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믐 Oct 04. 2021

입사 반년만에 최고 몸무게 경신

앞자리가 바뀌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건 작년부터였다. 첫 번째 회사를 다닐 때만 하더라도 몸무게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두 번째 회사에 입사하고, 반년만에 최고 몸무게를 경신하게 됐다. 이것도 기록이라고 '경축'하고 플랑이라도 달아야 하는 걸까. 


자고 일어나도 배가 들어가지 않았다


(마마무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들어주세요. 그냥 희망사항이에요.)

나는 요새 말하는 '개말라인간'까지는 아니더라도 마른 축에 드는 인간 중 한 명이었다. 지인들이 다 말랐다고 말해주었고, 나도 어느 순간부터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다녔다. 초등학교 때 경도비만 판정을 받은 뒤로 중학교 시절 사춘기에 밥을 굶다시피 하여 뺀 40kg대 몸무게를 10여 년 동안 잘 유지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첫 직장도 아니고, 두 번째 직장에서 살이 불어날 건 대체 뭔가?


어느 날 주말에 늘어지게 자고 일어난 뒤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누워있어도 배가 나와있는 게 아닌가? 

심지어 배만 나왔다, 배만. 



원피스를 사랑하게 됐어요


전형적인 운동부족 비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어나 거울에 몸을 비춰보니 더 가관이었다. 초등학교 때 이후로 본 적 없던 올챙이 배가 떡하니 나와있었다. 이거 참, 이제 바지들 하나도 안 맞겠네? 아니나 다를까, 기존 바지들은 공복에 입어야 겨우 맞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원래는 밥 많이 먹고 먹어도 끄떡없는 여유감을 보여줬는데... 당장 출근이 있으니 미친 듯이 뱃살을 가릴 수 있는 원피스를 여러 개 샀다. 살은 살대로 찌고, 돈은 돈대로 나갔다.



야식인 듯 야식 아닌 야식 같은 저녁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암만 봐도 저녁이 문제였다. 회사가 집하고 멀어서 집에서 저녁을 먹으려면 최소 저녁 8시는 돼야 했다. 그럼 회사 근처에서 먹으면 되잖아? 싶겠지만 회사 근처에서 먹으면 다 돈이다, 돈. 그 8,000원을 아끼기 위해 집에 와서 먹는 게 나았다. 그렇다고 배달 음식을 한 번도 안 시켜먹는 건 아니지만... 뭐...

아무튼 그러다 보니 저녁은 늦게 먹으면 밤 9시, 10시에도 먹게 됐다. 그 시간대에 귀가한다는 건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그만큼 받았다는 뜻이기에 결국 오는 길에 마라탕을 시키고 만다. 치킨도 시키고 만다. 어떤 날엔 닭발 세트, 어떤 날엔 칼국수 곱빼기를 시켜 먹는다. 아, 8,000원을 아끼려다가 배달 팁 포함 15,000원을 쓰고 살은 살대로 찌고 옷 안 맞아서 옷 사는데 돈 또 쓰고 악순환의 반복이었구나.



다이어트 선언문


그래서 선언한다.

나는 이 회사를 계속 다닐 예정이니,

회사를 옮길 수 없다면 나를 바꿔야 했다.

퇴사할 순 없으니 다이어트를 시도해본다.


이 글을 쓰기까지 한 3번의 다이어트 실패를 한 것 같은데, 더 이상의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그냥 공개한다.

다시, 빼고 싶다. 비만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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