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다 써보는 자기계발 텍스트_1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 질문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예’나 ‘아니오’의 대답을 요구하는 물음들을 제기하고, 이 물음들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밝히는 것은 강자들의 특권이자 기질이다. 약자들은 자신들의 것이 아닌 양자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디트리히 본회퍼. 옥중서신 - 저항과 복종(김순현 옮김). 복있는사람. 360면.
디트리히 본회퍼는 우리에게 삶의 태도를 묻는다.
누구의 질문에 응답하며 살아가는가?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갈등한다. 무엇이 더 좋은 선택, 더 나아가 옳은 선택인가?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질문의 주체이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는 선택의 출발점은 타인이다. 스스로의 질문이 아니라 타인이 던진 질문에서 갈등이 시작된다.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누군가를 따를 것인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지라도 대부분의 선택은 객관식에 불과하다. 선택지의 자유만 주어져있다. 질문 자체를 구성할 권한이 외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알지 못한다. 혹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나다움은 정답을 잘 고르는 능력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정답 고르기는 우리가 타인에 예속되어 있다는 사실만을 확인시켜 준다. 나는 충실한 종이요, 나는 버리기엔 아까운 종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안간힘에 불과하다.
내가 나로 서기 위해서는 질문을 재구성해야 한다. 내게 닥친 문제들을 순순히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질문해야 한다. 이 문제는 내가 던진 질문인가? 남이 만든 선택지에만 몰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어야 할 질문을 잊은 건 아닌가? 그도 아니면 게으름으로 인해 스스로에게 질문 만드는 과정을 생략한 건 아닌가?
강자는 다르다.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자리에 서 있다. 그들은 물음 자체를 재구성한다. 필요하다면 대답하지 않을 권리도 보유한다. 강자는 삶의 수동적 응답자로 존재하지 않는다. 강자는 그의 삶을 매순간 기획한다. 그는 스스로 질문하며, 이 행위는 삶의 프레임을 만든다. 모든 이의 사고와 행동은 그 프레임 안에서 이루어진다. 만약 당신이 삶의 주체가 되고자 한다면 제일 먼저 타인의 질문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장은 더 나은 선택지를 찾은 횟수로 결정되지 않는다. 성장은 질문을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이 직장의 보수가 어떤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조금 더 나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이 사람이 결혼 혹은 연애 상대로 괜찮은지가 아니라 나는 파트너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 서로가 상대방을 그 자체로 존중할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답이 쉽게 나올리 없다. 당연하다. 성장이라는 것은 그처럼 막막한 것이다. 쉬운 문제를 백날 푼다고 수학 실력이 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것을 외부의 질문에 대한 무조건적 거부로 받아들이지는 말기 바란다. 타인의 질문에 대한 무조건적 거부가 옳은지, 혹은 무조건적 거부가 가능한지 고민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스스로 질문을 만드는 것이지, 타인의 질문에 대해 응답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삶은 타인과 관계 맺는 과정이며, 우리는 수많은 타인의 물음에 응답하며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그 응답이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인가, 혹은 순응의 결과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주어진 질문에 응답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다. 이것은 타인의 질문을 나의 질문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나의 질문은 시작된 것이다.
질문하는 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훈련과 결단을 요구한다. 우리는 매일 습관처럼 주어진 선택지에만 골몰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물어야 한다.
이 선택지는 누가 만든 것인가?
이 문제는 내가 던진 것인가?
나는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가?
질문이 바뀌는 순간 삶도 달라진다. 질문을 바꾸는 것은 단순한 사고의 전환이 아니라 존재 방식의 전환이다. 우리는 더 이상 타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살아가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의 문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기하고 사유하고 실천하게 된다.
질문을 바꾸는 순간 삶도 바뀐다. 그것은 더 나은 답을 얻기 위함이 아니다. 전혀 다른 삶의 방향을 선택하기 위한 시작이다. 그것이야말로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삶, 주체적인 삶의 시작이다. 그 삶을 살아가겠다는 결심, 바로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자기계발이다.
* 커버 이미지 : 사진: Unsplash의Matt Wa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