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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Jul 17. 2023

7월 2주 회고

[오늘한편] 지난 한 주 돌아보기

1.

지난주는 단 하루도 운동을 하지 않았다.

7월 8일에 참여했던 Suff 대회 때 로프를 타다가 착지 후 밧줄을 잘못 밟아 오른쪽 발목이 꺾였다.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발목이 부어서 운동을 했다간 덧날 것 같아 얌전히 쉬기로 했다.

크로스핏을 시작하고, 이렇게 오래 쉬어본 건 처음인 것 같다. 한참 크로스핏을 시작했을 때는 하루만 쉬어도 큰일이 난 것 같고, 이틀이나 사흘쯤 되면 나라가 무너진 기분이 들었다.

운동에 대한 강박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크로스핏이 힘든 운동이라, 하루만 쉬어도 다음 날 이전 같지 않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잘못이라도 한 것 같고, 실력이 녹슬 것 같은 기분을 이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일주일은 달랐다.

지난 일주일 동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이대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정도였다.

발목을 다쳤기 때문에 괜히 무리하지 않는 게 정답이기도 했고, 내가 운동을 하고 싶지 않아서 쉬는 게 아니라 발목을 회복하는 기간이라고 여기니 죄책감도 없었다.

운동이 없는 일상도 딱히 지루하지 않았다. 이번주까지 어떻게든 끝내야하는 일이 있었던 관계로 조금 늦게 퇴근하는 것가지고는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아마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면 언제 퇴근하나 전전긍긍했을텐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맘껏 일했다.

 

운동을 계속 해올 수 있었던 건 그저 습관의 영역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특별히 운동을 아주 사랑하지는 않았구나 깨닫기도 했고, 3년 넘게 만들어온 습관이 무너지기에는 일주일이면 충분하구나 싶었다.

다만 운동을 안 한다고 특별히 시간이 남지도 않았다. 어차피 운동을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그 시간에 일을 더 하거나, 집에서 딴짓을 했으므로 여유가 생기는 일은 없었다. 운동을 할 시간이 없는 경우도 정말 있긴 하겠지만, 나의 경우엔 운동을 할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을지.

여하간 다시 운동을 하기는 해야겠지.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어차피 운동을 하나 안 하나 시간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러니 그냥 다시 운동을 하자는 것.

2. 

일요일엔 전 직장 동료 분을 만났다.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만남 후 헤어지는 자리에서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21년에 그 분과 현재 다니는 직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내가 그곳에 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내가 대단한 인간이어어서는 아닐 것이다. 그저 주어진 순간마다 최선을 다했떤 게 쌓이고 쌓여서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여전히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조금도 예상되지 않는다. 막연히 긍정적인 결과만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나쁜 일만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나쁜 일도 좋은 일도 지나간다. 일비일희하지 말라는 말이 약간은 이해된다.

3.

그러므로, 이번 한주도 내일도 조금 더 충실하게 살아보자.

어쩐지 자기계발서스런 말을 한 것 같아서 민망하지만, 이동진 평론가의 말로 갈음하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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