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묵호항
동해에는 참새보다 제비가 많다는 사실을 사흘이 지나서야 알았다. 제비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매일 아침 한적한 시내를 걷다 보면 어느새 제비 울음은 갈매기 울음소리로 바뀐다.
사람이 별로 없는, 만인의 관광지가 아닌 것 같은 동해. 이런 점이 참 마음에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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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묵호 등대가 내려다보이는 장소를 찾아다녔다. 유명한 전망대인 바람의 언덕에서 야경을 찍을 수도 있었지만 버젓이 ''여기서 사진 찍으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어."라는 유혹을 내심 뿌리치고 싶었다. 그렇게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길을 한 시간쯤 걸었을까. 어느 길가에서 머릿속에 그리던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땀으로 젖어 등줄기에 들러붙은 셔츠가 말라, 이제는 추위가 느껴질 때까지 나만의 묵호항을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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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민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