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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템포 Jan 18. 2022

완벽주의와 무기력의 상관관계,

선택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완벽주의자'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기에 완벽주의자들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의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혹은 무언가를 끝냈을 때의 공허함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좋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틀린 문제가 생각나서 다시 시험을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나, 계획을 세우는 것에 질려 시작 자체를 하지 않는 식이다. 


 완벽하지 않은 완벽주의자들은 실제로 그 순간의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과에 만족하기 어렵고, 그러한 불만족들이 서서히 쌓여 완벽하지 않은 것들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점점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엄격한 만큼 어떤 일을 계획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자신에 대해서 실망하고 결국 이러한 것들이 쌓여 무기력에 빠지는 것이다.


무기력증은 내가 어떤 것을 바꿀 수 없다는 생각 혹은 환경에서 비롯되는데, 완벽주의자들은 이러한 무기력증에 노출되기가 쉽다. 이렇게 구구절절 빠삭하게 알고 있는 이유는, 내가 그 완벽하지 않은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통제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선택하는 이 작은 것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곤 한다. 인생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일들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가를 알 수 없는 일들이 많다. 각각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 결괏값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일이고 변수 중 하나인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괏값이 달라질 수 있는 일인데도 시뮬레이션을 돌리다가 이내 지쳐버리는 것이다. 


 최근 무기력한 시간이 길었다. 내가 하는 작은 선택들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두려웠던 것 같다. 왜냐면 아무리 생각해도 뚜렷한 답을 얻을 수 없으니까. 커리어나 사람을 만나는 일이나, 특정 상황에서의 행동을 선택하는 과정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지쳐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끝이 어찌 되었든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보고 시도하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완벽주의를 버리고 선택의 순간에 내가 바르다고 믿어온 가치를 택하면서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물론, 옳고 그름에 대한 자신만의 뚜렷한 길을 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 나는 완벽주의를 버리고 선택을 가볍게 하고 무기력에서 벗어나 보려 한다. 

마치 이 기승전결이 빈약한 글처럼, 우선 하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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