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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멘토 모리 Dec 20. 2024

인생은 마라톤이 맞을지도...

달리다 보면 데드포인트를 만나고 무아지경에 빠지고

달리며 무아지경에 빠져본 적이 있는가? 42.195km 마라톤을 하면서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 있다고 한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오는 데드포인트와 그 고통을 참아내면 오는 무아지경의 경지... 

    

보통 35km 지점이라고 한다. 

    

한때 달리기를 좋아했던 나는 20km 하프마라톤에 도전하곤 하였다. 하프마라톤도 데드포인트와 무아지경을 느낄 때가 있다. 나는 15km 지점이었다.  

   

정말 멈추고 싶은 충동을 계속 느낀다. 실제로 데드포인트에서 멈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후회하였다. 조금 더 달렸어야 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이를 악물고 정말 죽을힘을 다해 그 고통을 참아 보았다. 그랬더니 내 몸과 마음은 오로지 달리는 나만 있는 무아지경을 느낄 수 있었다. 무사히 완주하였다.

     

그리고, 그다음의 하프마라톤 도전에서 늘 완주하였다. 내 몸과 내 마음은 데드포인트와 무아지경을 알고 있었다. 

    

인생은 마라톤이 맞다.




     

55살을 살아보니 10년 단위로 삶의 데드포인트가 오고, 그것을 뛰어넘으면 평온과 이룸이 찾아왔다. 내가 하프마라톤에서 경험한 것과 매우 흡사하다. 

    

40대의 데드포인트를 가장 극복하기 어려웠다. 큰 이별이었다. 그것을 극복하는데 온 힘을 써야 했기에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로 무아지경을 맞이하여 그 무아지경조차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50대의 데드포인트는 얼마 전 지나갔다. 이제 안위가 찾아올 시간이다. 이번 50대의 데드포인트와 무아지경은 글로 남겨보려 한다. 

    

마라톤은 결승점이 있기에 포기하지 말고 결승점까지 가야 한다. 그러나 달리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수시로 찾아온다. 그래도 달려야 한다. 어차피 시작한 게임이다.

     

우리 삶도 그러할 것이다. 힘들고 아플 때 포기하고 싶은 그 고통을 이겨내고 달려야 한다. 그 고통 후에 오는 무아지경의 경지를 느껴야 한다. 그래야 삶이다.

     

60대에도 70대에도 내 남은 생, 데드포인트와 무아지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겨내고 경험하고자 한다. 그래야 그것 또한 내 삶이다.     


마라톤은, 달리기는 인생과 흡사한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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