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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혜 Apr 04. 2020

[영화 리뷰#3, 영화 속 심리] 인사이드 아웃

내 안의 나, 꼭 웃어야만 할 까?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개봉 후 이미 몇 차례 봤던 영화다. 개봉한지도 좀 지났고, 이미 봤던 영화를 굳이 다시 한번 보게 된 이유는 글을 쓰기 위함도 있으나 영화의 표현력과 함께 다시금 '슬픔'이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아웃은 사람의 감정을 캐릭터로 표현하여 우리에게 보여준다. '라일리'라는 소녀 안에 있는 다섯 감정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들이 주인공이다.


 늘 항상 기분이 좋고, 어떤 일에서도 즐거운 것을 찾으며 라일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 '기쁨(joy)'이가 리더이다. 또 라일리의 탄생과 함께 제일 먼저 탄생한 감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연이어 태어난 감정은 '슬픔(sadness)'.


 하지만, 슬픔이는 기쁨이 에게는 골치 아픈 존재이다. 없을 순 없으나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선 조금은 방해되는 존재.


인사이드 아웃 포스트_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는 감정들이 어떻게 라일리의 행동으로 표출이 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 행동에 따라 순간의 기억들이 구슬로 형성이 되고 밤이 되면 기억 보관소로 보내져  장기 기억으로 보관이 되거나, 사라지기도 하고 혹은 먼 잠재의식 속으로 떨어지거나 쓰레기로 처리가 되어 기억으로 조차 남겨지지 않기도 한다.


핵심 기억, 나를 지탱하는 힘


 인상적인 것은 바로 핵심 기억(코어 메모리)으로 만들어지는 '섬'이다. 라일리에게는 우정과 가족, 정직, 하키, 그리고... 원숭이 모양의 섬?(장난기를 대표하는 섬인데 이름은 기억이...)이 있는데, 이 섬들은 라일리의 성격 형성을 나타낸다.  

인사이드 아웃, 핵심 기억 섬_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라일리가 아버지의 사업으로 인하여 다른 도시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밝은 성격(기쁨 이가 주도)의 라일리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새로움을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최근즐어 불쑥 슬픔이가 튀어나온다. 그럴 때마다 기쁨 이는 라일리를 위함이 아니라며 슬픔이를 밀어내고 가두려고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결국, 자꾸만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와 기쁨이의 일을 방해하던 슬픔이는 실수로 핵심 기억을 건들게 되고  제자리에서 빠져나간 핵심 기억들은 라일리의 세계를 지탱해주던 섬들을 유지하지 못하고 하나씩 무너뜨리게 된다. 이 사건에 휩슬리 게 된 기쁨이와 슬픔이 라일리를 원래로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영화의 주 내용이다.


 핵심 기억은 라일리의 어릴 적 자잘한 사건과 기억들로 이루어진 '라일리'. 라일리 그 자체였다.


 섬들이 무너진 라일리는 주변을 닫게 되고, 기쁨이 와 슬픔 이가 사라진 본부에는 소심이와 까칠이 버럭이만이 남아 본부를 지킨다. 그러자 라일리는 모든 것에 민감해지고 움츠러들며 작은 것에도 화를 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부모님과의 신의까지 건들고 가출을 감행한다.

인사이드 아웃_출처 네이버  영화

 그런 라일리를 구한 건, 바로 기쁨 이가 아닌 '슬픔'.

 항상 라일리는 웃어야 하고, 슬프면 안 된다 믿었던 기쁨은 슬픔이와 함께 라일리를 구할 방법을 찾던 중, 슬픔이 가진 힘을 알게 된다.

 

 감정의 흐름과 공감.


 사람의 감정은 하나가 아니다. 굳이 다섯의 감정이 본부를 공유하고 라일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바로 라일리를 위함. 기쁨인 자신이 모든 걸 주도해야 라일리가 행복하다 여겼던 기쁨이였다.


 하지만, 모든 감정이 제 역할을 다하고 공존해야 라일리를 지키기도 하며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고, 어떤 일에도 대처할 수 있을 알게 된 기쁨이는 기쁨으로 기억되어 있는 일들이 늘 다른 감정들과 함께 였다는 것을 깨닫는다.(특히 핵심코어에 기억들은 슬픔이가 함께였다.)


 기쁨, 즐거움만으로 채우는 것이 행복이 아닌, 모든 감정들이 흐르고 난 후에 찾아오는 안도감과 충만함, 행복한 감정이 바로 정말로 기쁨과 행복임을 알게 된 것이다.

  

라일리의 기억들, 지탱하는 힘_출처 네이버 영화

 그 후, 라일리의 감정 본부는 바뀌게 된다. 더 많은 조작 장치(라일리의 행동 등을 조작)가 생기고 다시 채워진 핵심 기억들은 기쁨의 노란 구슬이 아닌 하나의 구슬 속에 슬픔의 파랑과 버럭 이의 빨강, 까칠의 초록, 소심의 보라 등이 섞인 구슬들로 이루어졌다. 또 그 힘으로 다시 세워진 섬들은 더 견고하고 다채로워진다.


 라일리의 성장이다.


 단순하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장기기억 저장소나 잠재의식, 기억 쓰레기 장 등등 심리적인 표현들이 잘 녹아들어 있다. 단순하지만 잘 만들어진 영화다.


 그러면서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많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다 적긴 힘들고 이건 기억하자.


모든 감정은 필요하며, 이유가 있다.


 '우리는 웃음을 강조당한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면 늘 버럭 하고 싶은 상황에 버럭 이가 튀어나와서도 안되고, 까칠이가 튀어나와서도 안된다. 적절함의 조화가 바로 어른 자아로서의 성장이고 사회생활이겠지.


 그렇다고 늘 항상 슬픔과 버럭, 까칠, 소심이를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때로는 나를 지키기 위한 방어선이자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고 그 감정들이 있기에 내 섬들이 견고 해지는 거니.




 슬픔이 강한 사람들도 있다. 버럭이 주도를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소심이가, 까칠이가 주도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사용하고, 조화롭게 하느냐는 이제 우리의 몫.


버럭, 까칠, 기쁨, 소심, 슬픔_출처 네이버 영화

 마치 기쁨 이가 주도하는 사람을 더 좋게 평가하고, 그래야 하는 거 같은 세상 속에서 '나는 꼭 웃어야 할까?'에 대한 의문을 가져 보면 어떨까?


 때론 슬픔 이가 펑펑 울어주고, 무릎을 끌어안아 울어주는 것이 더 좋은 날도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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