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색이 변하는 아이가 있었다/김영경 글그림>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관계를 카테고리로 나눈 다음, 각 카테고리별로 등급을 매긴다면 가장 윗자리에는 '존재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관계'가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존재. 누군가에게는 그게 가족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연인일 것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친구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 없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
색이 변하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가 처음 색이 변했던 것은
커다란 수족관에서 은빛 물고기를 만났을 때였다.
해가 지면서 숲이 물들어 가던 그때
아이는 자신의 색을 보게 되었다.
아이는 황급히
숲을 빠져나와 집으로 달려갔다.
'내가 갖고 있는 않은 너의 그런 점이 정말 좋아 보였어.
그래서 너무 부럽기도 하고, 닮고 싶었어.
그런데 너에게 나도 그런 사람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