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의 또 다른 뜻은 자기감의 소실이라고 했다
시간이 베어간 나를
나는 실눈으로밖에 들여다보지 못하는데
어느새 알아보는 법도 잊은 듯해
두 손을 두 눈에 푹 눌러 보이는 작은 세상에
도대체 나를 어디다 숨겨두었냐 고래 소리를 질렀더니
벌써 마을에, 도시에, 섬에, 마지막으로는 하늘에 가루로 흩뿌렸다고 하네
그 길로 애써 달렸던 길을 돌아가 보이는 사람마다 저를 아시냐고 물어댔지만
이미 좋은 곳에 썼으니 안심하라는 대답만
이윽고 가장 아픈 이에게 그제야 두 눈을 크게 뜨고 손을 잡으며 물어보았는데
‘모릅니다’ 그 말에 나는 웃으며 바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