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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이 Jun 28. 2021

귀여운 Cassie를 소개합니다.

나의 어린 외국인 친구이자 동료

일 년 전쯤

이제 막 surgical tech school를 졸업하고 Cassie가 우리 surgery center에 들어왔다.


보통은 갓 school를 졸업한 신참을 surgery center는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사 모든 것이 그러하듯

right time, right place가 존재하는 법.

우리는 tech이 절실이 필요했고 그 자리에 Cassie는 당당히 입성했다.

23살의 젊은 아니 어린 Cassie의 이름은 Cassandra.

이름처럼 얼굴도 예쁜 Cassie는 얼굴이 수시로 빨갛게 달아오른다.

누군가의 질문에 답할 때, 우스개 소리를 할 때, 가끔 그냥 웃을 때.

인종을 불문하고 나이를 불문하고 그렇게 수줍게 웃는 사람의 미소는 눈부시다.

나는 Cassie가 귀여웠다.



내가 주로 하는 수술은 PLASTIC SUREGRY 다.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는 이제 기억도 나지 않지만.

일주일에 거의 3일이나 4일은 성형외과 수술을 담당한다. 성형외과는 간단한 수술부터 시간이 4-5시간 정도 걸리는 긴 수술도 있어서 일의 강도가 다양하지만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Cassie는 일주일의 orientation를 마치고 처음으로 나와 같은 수술에 들어가게 되었다.

들떠 있던 Cassie를 아직 기억한다.

동시에 그렇게 온갖 걱정과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던 20년 전의 나도 기억이 난다.

실수할까 봐 , 수술에 지장을 줄까 봐, 혹시 잘못할까 봐..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몰랐다.

아마도 Cassie 도 떨고 있겠지!

나는 Cassie가 실수하지 않도록 (나도 잘해야 하지만 ㅋ) 도와주고 싶었다.

같이 수술기구와 supply를 확인한다. 수술 과정도 같이 한 번 훑어본다.

그렇게 처음 수술이 끝났다.


Cassie의 얼굴이 역시나 상기되어있다.

나는 이 일을 20년 넘게 한 사람이다. 이제는 별로 설레거나 두려워할 그 무엇도 없다.

하지만 Cassie를 보는 동안은 20년 전의 나로 돌아가는 듯하다.

다른 시간, 다른 나라, 다른 성장환경에도 불구하고 내가 Cassie를 통해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인간이 가지는 그 보편적인 무엇이 존재함이라 늘 신기롭다.



Cassie는 지금 새로운 것을 준비 중이다. 

늘 빠릿빠릿하고 눈치 빠르며, 손재주 많은 Cassie에게 나는 Nursing school에 가라고 늘 조언을 했었고, 어느 날 아침 Cassie는 나에게 들뜬 목소리로 Nursing school에 가기로 결심했다고 속삭였다.

반짝이는 눈으로 나의 칭찬을 기다리며..

나는 기뻤고 대견했고 앞으로 Cassie가 나 갈길을 응원해주었다.

앞에 놓인 길이 뭐 그리 대단하진 않을지라도 그 길을 시작하려는 20대 초반의 Cassie는 빛이 났고 그런 Cassie가 눈이 부시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젊음이 푸르고 눈부시다.



Cassie는 이제 나랑 많은 수술을 하지는 못한다. 

이제 막 학교를 시작했고(on line), full time에서 part time으로 전환하면서 일주일에 20시간 정도만 일을 하기 때문이다. 결심이 서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몰아붙이는 Cassie는 이제 곧 Nurse가 될 것이며, 내가 아는 Cassie는 Nurse에서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항상 "Do you think I can do it?"이라고 묻는 Cassie에게 나는 대답한다.

"Yes, for sure"

오늘도 같은 수술을 하는 Cassie를 바라본다.

Cassie는 두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나에게 날린다.

우리는 같이 웃고 나도 작은 하트 하나를 날린다.

나는 Cassie가 많이 그리울 것이다. 이번 여름이 지나면 on line으로 하던 수업이 대면 수업으로 바뀌면 다른 주(state)로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와 인종을 넘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서로의 길을 응원하는 우리가 좋다.

Cassie, 널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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