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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이 Feb 22. 2020

outpatient surgery center가 뭐야?

내가 지금 일하는 곳은 outpatient surgery center다.

많은 사람들이 '그게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우리에겐 낯선 아니 들어보지 못한 개념이므로.

한국말로 하자면 외래수술센터쯤.

흔히 day surgery center 혹은 ambulatory surgery center라고도 불린다. 

모두가 같은 의미로 수술을 하기 위해 환자와 의사가 우리에게로 오는 것이다.

우리는 수술방과 인력과 필요한 기구와 물품들을 공급하며, 환자는 외래에 가듯이 우리 surgery center로 와서 수술을 받고 같은 날 퇴원하는 시스템이다.

이 낯선 개념은 의료비가 말도 안 되게 비싼 미국에서는 비용절감과 인력절감의 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suregry center가 그만큼 싸다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행해지는 수술의 70% 정도는 간단한, 입원이 요구되지 않는 수술이라고 한다. 나는 이런 시스템이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만큼 효율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

surgery center는 주로 7시에 시작해서 2시나 3시쯤 일을 마친다.

의사들은 외래진료를 보지 않는 특정한 날을 수술하는 날로 정해놓기 때문에 거의 같은 요일에 우리 center로 환자를 데리고 온다. 한국의 큰 병원에 있는 수술실의 일부를 바깥으로 떼어놓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겠다.

나의 입장에선 매주 같은 요일 같은 닥터가 오다 보니,  같은 일들의 반복이며 그래서  나는 가끔 양가감정에 빠지기도 한다. 그 감정에 대한 얘기는 다음 편에 하기로 하자.

우리 surgery center는 4개의 수술방과 1개의 위, 대장 내시경실, 1개의 통증 치료실이 있다. 아마도 보통의 surgery center 크기라고 보면 될 듯하다.

회전율이 좋은 식당처럼 간단한 수술을 많이 하는 것이 병원 운영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주로 백내장과 같은 간단한 안과 수술,  통 증조 절용 injection, 위 대장 내시경이 가장 많이 행해지는 간단한 수술이지만, 정형외과나 성형외과 혹은 산부인과 같은 조금은 더 복잡한 수술도 행해진다. 

내가 매주 빠지지 않고 하는 수술에는 여기 라스베이거스에서 유명한 plastic surgery가 있다.

한국이 성형의 나라라는 말이 있지만, 정말이지 여기도 만만치 않다. 다양한 종류의 성형수술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중엔 비교적 간단한 수술부터 4시간이 넘는 복잡한 수술도 있다. 그럼에도 보통 회복시간은 1시간에서 두 시간 안에 이루어진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니,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기본적인 통증이 조절되고 움직일 수 있으며, 배뇨가 가능해지면 caregiver에게 모든 지시사항을 전달한 후 퇴원을 시킨다. 필요한 모든 약과 다음 의사와의 면담 날짜는 이미 수술 전 닥터와의 만남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환자는 이렇게 surgery center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건강이 양호해야 하지만, 절대적으로 건강한 사람만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병이 있더라도 잘 control 되고 있으며, 이미 알고 있는 질병은 감수하고 수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입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의료비와 인력을 감소할 수 있다. 

이것은 물론 나의 생각이지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통증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이 곳 사람들의 약간은 다른 관념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이 곳에서는 물론 수술 후에 통증은 꼭  control 해야 하는 증상이지만, 절대적 무통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병원에 있다고 해도 그 통증을 완전한 제로로 만들 수는 없는. 이미 통증제는 처방을 받았고 그럼에도  통증을 견뎌야만 한다면  편안한 내 집에서 수술 후 고통의 밤을 보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이제 조금 surgery center에 대한 감이 잡히는가?

실제로 미국에 같이 온 많은 간호사들이 현재 surgery center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은 그만큼 surgery center가 가진 장점이 많다는 거을 방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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