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예
여행지가 이탈리아로 결정되었다. 이탈리아를 간다면 5월과 9월이다. 5월이라면 이제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이전 여행에서는 보통 6개월 전에는 여행지와 시기를 정하고 항공권 예매에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많이 늦었다. 빨리 날짜를 확정하고 항공권을 구매해야만 했다.
이탈리아 여행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보통 때처럼 3주 정도의 기간으로는 많이 모자란다. 그렇다고 직장인이 1달이 넘게 여행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기간은 많이 필요하지만, 한 번에 길게 가기는 어려운 상황, E와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교환했다. 이탈리아 여행 일정을 나누기로 했다. 중부와 북부와 남부를 나누어 가는 것으로. 시작은 중부로 정했다. 로마에서 피렌체 사이의 토스카나 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여행이다. 토스카나 여행이라면 단연 5월이다. 누군가의 사진 속에서만 보던 토스카나의 초록색 밀밭을 보려면 말이다.
이탈리아 여행은 세 번에 걸쳐서 나누어 가기로 했다. 각 지역별로 가장 좋은 시기를 찾기로 했다. 첫 번째는 5월에 로마에서 피렌체까지의 토스카나 지역을, 두 번째는 9월에 밀라노에서 베네치아까지에 더해서 돌로미티 지역을, 세 번째는 내년 5월에 시칠리아에서 바리까지의 남부지역을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많은 소도시들을 가게 되는 여행 일정이다.
첫 번째 행선지인 이탈리아 중부를 위해서 일정을 정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번에는 휴일을 포함해서 휴가를 절약하는 계획을 세웠다. 5월은 휴일이 많은 달 중 하나였으니까. 그렇게 일정을 정하고 항공권을 검색했다.
처음에는 마일리지 항공권을 생각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가 쌓여만 가는데 사용은 못하고 있었으니까. 비지니스 항공권을 구매할 만큼 충분히 쌓여있던 마일리지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렇게 근접해서는 마일리지 항공권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일리지 항공권은 포기했다. 올해가 지나면 상당량의 마일리지가 사라지는데.
로마로 가니까 처음에는 직항을 생각했었다. 일정이 채 3개월도 남지 않아서 인지, 기름 값이 올라서 인지,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항공사들이 요금을 올린 건지, 예상했던 것보다 비싼 항공권 가격을 보고 놀랐다. 1번 경유를 검색했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2번 경유 항공권도 검색했다.
"중국 항공사는 하지 말자. 중국에서 하루 경유는 아닌 것 같아. 중국 경유는 패스하자"
"에어프랑스는 파리 경유이간 한데, 경유시간 1시간은 너무 짧아. 게다가 로마 도착 시간도 너무 늦고. 돌아오는 비행기 시작은 너무 빨라"
"알이탈리아 항공, 핀에어 항공도 경유지, 출발 도착 시간이 안 좋아."
이렇게 저렇게 비교해보다가 결국 폴란드 항공으로 정했다. 보통 1회 경유를 했는데, 로마에 밤 늦게 도착할 바에야 2회 경유로 로마에 오전에 도착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로마에 늦게 도착해서 다음날 출발하는 거나, 경유지에서 자고 로마에 일찍 도착해서 출발하는 거나 비슷할테니, 경유지에서 잠깐이라도 구경하는게 더 나을 것 같았다.
2회 경유라서 레이오버 옵션이 두 개가 있었다. 부다페스트와 바르샤바. 두 곳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당연히 부다페스트. 그렇게 경유지 환승 시간도 8시간 정도 되는 항공편을 선택했다. 여유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레이오버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시간은 됐다. 이를 위해서 면세품 살 때 액체는 빼야겠지만. 여행이 추가되는 것이니까.
그렇게 항공권을 구매했다. 지난 번 여행 때 처럼 실수하지 않도록 캐리어 포함 여부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미리 좌석 지정도 했다. 가격은 조금 올라가지만 원하는 좌석을 선택하는 것은 필요했다.
항공권 구매를 시작으로 이제는 진짜로 여행 날짜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