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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녜스 Aug 12. 2021

재난의 시대에 산다

태양 빛을 가린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

오래간만에 에어컨 바람이 아닌 자연 바람을 맞는다. 

입추가 지나서인가 며칠 사이로 확연히 달라진 기운이 느껴진다.

후덥지근한 열기와 폭염 미친 더위도 잠시 휘청거리 주춤한.  


코로나바이러스는 델타 변이라는 변종까지 얹어서 활개를 친다. 

거리두기 4단계는 재연장되었고,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위기는 도무지 사그라질 기미가 없다.  

놓을 수 없는 희망의 끈이 원망의 끈이 되어 다들 지쳐간다. 정녕 그 끝은 있기나 한 거니?


위기는 어디 이뿐인가.

올여름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역대급 자연재해가 지구촌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시베리아의 이상고온, 중동과 대만의 혹독한 가뭄 그리고 유럽과 중국 중부지방을 덮친 대홍수,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러시아, 미국, 캐나다, 북아프리카까지 폭염과 강풍으로 인해 발생한 대형 산불은 인명 및 피해의 규모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이며 불길의 확산도 막기 어려울 지경의 통제 불능에 이른다.

전례 없는 위기 속에 안전지대조차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세계 각처에서 기후재앙으로 신음고 있다.

인간은 자연재해 앞에 속수무책 얼마나 나약한 존재이던가.


과학자들은 이 모든 게 근본적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기후 변화를 부추기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지 않는다면 2050년 이전에 통상적인 궤도를 벗어나는 기후 변곡점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폭염, 폭우, 가뭄, 홍수 같은 극단적인 날씨 변화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존의 에너지 순환 시스템을 뒤흔들면서 빚어진 사태이다. 또 대형 산불로 발생한 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지구를 질식시키고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기후 변화의 위협이 에너지 분야에만 국한될까?

가령, 전력망의 가동이 중지되면 일상생활의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의료, 통신, 금융, 운송 등등 사회 전 분야가 마비될 것이며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치러야 할 대가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될 것이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는 더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기상이변의 요인 많지만, 주요 핵심은 인간의 이기심에서 속출된 무분별한 개발과 경쟁,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의 결과이다.

지구 생태계 미치 폐해와 환경오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기후 위기는 계속 것이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위기의 원인을 찾아 대응해간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팬데믹, 기후 위기는 인류 전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난제다. 재난의 시대라는 총체적 어려움 앞에 생태문명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하고, 인류 모두에게 예외 없이 불어닥칠 심각한 재앙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다.


쓰다 보니 글이 점점 무거워진다.

기후 전문가도 아닌 내가 고작 수 있는 행동이란 게 에어컨, TV, 컴퓨터 등 전기사용 줄이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분리수거 잘하기, 승용차,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물 아껴 쓰기  당장 쉽게 실천할 일뿐이겠지만.


한바탕 소나기라도 뿌려주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구름이 낮게 깔리는 게 어딘가에는 빗줄기가 내리고 있나 보다.

비 소식은 없어도 변동 가능성이 있는 날씨 예보라서 행여나 올까 봐 기다려본다.

가면 오고 오면 또 가는 게 순리라 했던가.

자연의 시간은 순리에 따라 입추를 지나 처서를 향해간다.

가야 할 여름은 버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도 지금, 이 순간이 남은 인생의 가장 빠른 시간이지만 이 또한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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