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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숙 Jun 13. 2024

구름의 가능성

구름의 가능성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믿을 만한 용기도 없이 무국적자처럼 떠도는 날에도 

우리의 어리석음은 바람을 품은 씨앗이길 

흔들리는 기도를 추스르며  

   

우리 불행의 선명한 암시를 찾아 오래된 지도를 되짚어가듯

지도에 없는 세상을 그려가듯   

   

그러므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은 모두 우리의 것이다   

  

강이 가르치는 건 고요만이 아니며

바다가 가르치는 건 파도만이 아니며     


새로운 언어는 울어 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   

   

끝나지 않는 해안의 장례 행렬을 따라 걷다 

그만 산산이 흩어져도 

조각 난 꿈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맨발로 걸어가는  


그러므로 그 많은 영혼을 불러 모으는 눈물은 모두 우리의 것이다 


수레를 끄는 눈먼 노인의 어깨를 적시는      

구름을 이해하는 데는 구름만 한 것이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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