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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바다 Oct 30. 2023

한적한 가을 사찰에서는..

울산 석남사의 가을 풍경

깊어가는 가을날 분주히 한주가 지나간다.

특히 주말에는 여기저기서 만추를 알리는 여러 풍경들이 우리를 초대한다.

하지만 항상 그러하듯이 내가 찾기 전에는 그런 가을 쉼터를 저절로 내어주지 않는다.


오늘 찾아간 울산 석남사에는 오랜 추억이 담겨 있다.

어느 해 안개 낀 늦가을에는 산길 전체에 뽀얀 안개가 자욱했다.

처제 가족과 밀양~석남사로 가는 산길로 한 1시간여를 지나는 길이다.

안갯속 산길을 중 저속으로 한 시간여를 달렸을까? 눈앞에 갑자기 신기루 같은 곳이 나타난다.

전통 휴게소인데 자욱한 안갯속 산길을 지나다 나타난 곳이라 자못 신비로웠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그곳은 다음에 찾았을 땐 그 감회를 전혀 느낄 수 없어 많이 아쉬운 기억이다.


기와에 피어난 한송이 연꽃


스님의 수행처에 연꽃 한송이 기와가 눈에 뜨인다.

핑크빛을 살짝 띤 흰 연꽃이 매우 선명히 아름답다.


부처님을 모신 절에서는 연꽃을 매우 깊은 불심의 상징으로 모신다.








늘 그렇게 지나치듯 보는 연꽃 한송이

얼마 전부터 눈에 마음에 유난히 띄는구나

진흙탕 속에서도 고고히 피어나는 연꽃

오래전 들려주던 어느 작가님의 말씀이 기억나네

유난히 선명히 보이고 아름다워 보이는구나

절집에 스님의 수행처에 사뿐히 앉아 있는 저 기와 한 장 속 연꽃 그림에 시선이 머무네




이 가을꽃의 꽃명을 찾아보아도 알 수 없었다.

아는 동호회에 이벤트로 올려보니 '가우라꽃'이라고 한다. 꽃말은 사랑의 열정 등으로 불린다.

그렇게 까실 까실하고 핑크빛과 흰색이 어우러진 수양꽃 형태의 가을꽃이다.











석남사 사찰의 기와와 수행처를 배경으로 역광빛에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을 내며 피어있다.






석남사의 삼층석탑과 사찰 앞  가우라꽃의  풍경


사계절이 무수히 바뀌고 또 돌아와도 참으로 그 감회는 항상 색다르다.

한 해 한 해 같은 느낌의 계절은 없는 듯하다.


사진을 취미로 slr을 본격적으로 든 지도 어언 15년이다.

그동안 여러 장르의 사진을 주변에서 찍어왔다.

어떨 때는 상업 사진도 찍고 기획사에서 연락이 와서 풍경 사진을 희사한 적도 있다.

포토 블로그가 전성기였던 수년 전 그 시절엔 다음 베스트 포토로도 수차례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최근 분명 의도치 않았는데 들꽃 사진이 나의 주 테마가 된다. 특히 사찰과 어우러진 들꽃 사진이다.

어떤 테마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데 그렇게 흘러갔다.

그래서 최근 사진은 사찰의 기와 석탑 들꽃이 주된 소재로 이어진다.

그 사이에 불심이 든 것까지는 아닐 텐데 왜 그럴까?




아침바다 구름, 들꽃, 바람,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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