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본질은 신을 통해 얻는 마음의 평화다. 불자는 부처를 마음에 들임으로써 평안을 얻고, 기독교인은 예수를 마음에 들임으로써 평안을 얻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부처가 곧 예수고 예수가 곧 부처다. 이를 세속적으로 간교하게 악용하여 권력과 부를 쟁취하려는 자들로 인해 분쟁과 갈등이 일어난다. 종교의 본질로 돌아가면 부처의 마음이나 예수의 마음이 다를 게 없다. 자비로운 부처님과 사랑이 많으신 예수님이 서로 반목하고 질시할 일이 있겠는가. 다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꾸미는 짓이다. 부처 안에 예수가 있고, 예수 안에 부처가 있다. 부처든 예수든 그 안에서 평안을 찾으면 그만이다. 길상사 마리아 관음상에서 영감을 얻은 이 그림이 던지는 메시지는 이처럼 간단 명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