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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사람 오마주

은지화 미술 동아리

by 그림 자객

메멘토 모리! 서양화의 오래 된 주제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다. 이 주제의식을 담기 위해서 해골이 단골소재로 등장한다. 생명의 유한성을 의미하는 램프나 촛불, 쾌락을 상징하는 악기와 술통, 권력을 상징하는 칼이나 왕관, 부를 나타내는 값비싼 보석 등이 함께 곁들여지곤 한다.

이 소재들은 삶의 덧없음을 나타낸다. 인간이 대단히 위대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보잘 것 없는 존재다. 세상의 그 어떤 사람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아무리 큰 권력을 가진 왕이나 귀족, 또는 걸출한 영웅도 마찬가지다. 살아 생전에 누리던 권력도 명예도 부유함도 죽고 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해골은 바로 그러한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허무함을 상징한다.


구약의 전도서에는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구절이 있다. 인간이 천년만년 살 것처럼 아등바등거리지만, 결국 그러한 노력과 수고가 헛된 것임을 경고하는 내용이다. 헛된 욕심에 사로잡히지 말고, 늘 경건한 마음으로 올바르게 처신하라는 의미다. 요 며칠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오사리잡배들의 추태와 노욕이 가관이다. 메멘토 모리의 교훈을 되새겨볼 일이다.


(* 정치 코미디인지 호러인지 시시각각 막장 드라마 같던 사태가 일단락된 모양이다. 욕 하면서 본다는 말이 실감날 만큼 짜릿한 시간이었다. 스릴 만점의 현실 아래 별 재미도 없는 전시를 하게 되어 안타깝지만 혹 어려운 발걸음하시는 분들의 오감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도록 나름 심혈을 기울인다. 전시 오픈 이틀 앞두고 이래저래 마음만 분주하다.)


https://cafe.naver.com/eunjihwa



● <생각하는 사람 오마주> - 호일아트(은지화), 145.5cm×97.0cm ~ 쿠킹 호일 위에 아크릴 물감을 여러 번 올린 뒤 한지로 배접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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