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와플을 정말 좋아한다.
맨날 먹어도 안 질릴 것 같다.
벨기에식 와플, 크로플, 두꺼운 와플, 과일이 잔뜩 올라간 와플 등등 종류도 많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와플은 바로 길거리 와플!
이런저런 와플 다~ 먹어봐도 역시 클래식이 최고다.
얇고 바삭한 반죽에 생크림이랑 사과잼이 발려진 와플은 정말 질리지도 않는다.
와플사랑인으로서 와플 맛집을 저장해놓고 일부러 찾아가기도 한다. 와플대학, 컴포즈, 빈스빈스 같은 프차는 기본. 와플잇업, 베러댄, 띵똥, 리에제, 포엠 등 와플로 유명한 곳들도 종종 간다.
오늘은 그동안 꼭 가보고 싶었던 노량진 '와플스'에 갔다.
오늘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마치 신의 계시가 내려온 것 처럼(?) 반드시 가서 와플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ㅋㅋ
집에서 노량진까지는 버스로 약 30분...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지만, 와플 하나 먹자고 노량진에 가는 게 웃기긴했다.
차라리 해산물이면 몰라... 와플이랑 노량진은 너무 안 어울리잖아.
하지만 오늘 먹신의 계시가 왔으므로, 그리고 마침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와플을 먹기 위해 노량진으로 향했다.
가게에 가까워지자 맛집은 맛집인지 손에 와플을 들고 걷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와플 종류가 너무 많아 고르기가 힘들었다. 맘같아선 다~ 먹어보고 싶지만, 베스트 메뉴인 상하목장 와플 한 개를 골랐다.
기대에 차서 한 입 베어먹는 순간, '와 여기 진짜 맛집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갓 구워져나온 반죽은 너무 바삭해서 오바 좀 보태서 입천장이 까질 정도였다. 와플 반죽과 아이스크림이 너무 잘 어울렸다. 대만족.
길을 걸으면서 먹는데 날씨도 선선하니 좋고, 와플도 맛있고 기분이 정말 산뜻해졌다.
와플 하나로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다니.
나도 참 단순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량진엔 정말 오랜만에 가는 것이었다. 딱히 갈 일이 없으니까.
오랜만에 간 노량진은 여전했다.
박문각, 해커스, 공무원 시험, 경찰 시험... 등등 온갖 종류의 고시와 시험의 메카답게 학원들이 정말 많다.
컵밥가게와 길거리 음식점 또한 즐비했다. 한 끼를 가볍게 '때울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음식점들.
스타벅스에도 공부하는 사람들도 가득차있어 간신히 한 자리를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다들 무엇을 위해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걸까, 문득 궁금해진다. 학원에서도 하루종일 앉아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겠지.
해커스, 박문각의 거대한 간판들은 복잡미묘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우리들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사는가...
스타벅스에서 책을 읽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와플을 하나 더 먹을까하다가 참았다.
넘 맛있지만 하루에 2개 먹으면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아서 ㅎㅠ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