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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방 디자인팀 Jan 30. 2020

공간 디자인과 경험

다방의 새로운 공간, The Grid.



Space Experience.


제아무리 회사가 멋진 공간을 가지고 있다 한들 업무에 대한 자신의 만족도와 효율성, 로열티는 그것과 별개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멋드러진 공간 안에서 종종 영감을 얻기도 하는 경우가 있으나, 시각적 아름다움 그 이상을 경험하기 위해서 겉모습만으로는 한계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한계점은 불명확한 아이덴티티와 실제로 사용하는 대상에 대한 분석의 부재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한계점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그 공간과 사용자는 지속적으로 공생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사무실을 만들기 이전에 실제 사용 예정자인 다방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온라인 설문 결과에 기반하여 배려와 개선점을 찾는 과정을 거쳤고, 우리만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했다.

온라인 설문 결과 도표. 자 이제 분석하자! ㅜ




Identity.


디자인 컨셉트는 ‘THE GRID’ 이다.

다방의 새로운 BI는 마치 도시의 구획이나 건축 평면도를 연상케 하는 모듈형 서체로 디자인되어 ‘GRID'에 딱 맞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나에게 딱 맞는 매물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인 신뢰를 의미한다.

해외 도시 구획도
다방 사무실 건축 평면도


영문 ‘GRID'는 '지도에서 위치를 나타내는 기준 선망'이라는 사전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이는 '최초의 위치기반 부동산 정보 플랫폼' 이라는 다방의 자부심과도 부합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공간 요소에는 각지고 곧은 직선, ‘GRID'를 아이덴티티로 사용하여 신뢰를 담고, 곡선을 최대한 배제했다.

다방 사무실 입구 사이니지




나누기.


생산조직과 운영조직을 나누어 각 공간을 양쪽으로 배치해 두 조직의 더 나은 업무 집중도를 유도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물이 있는 업무환경에서 근무 시 업무 효율성이 최대 15%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따라서 각 조직 한쪽 벽면에 그리드형 철제 벽을 설치하여 조직 취향에 맞추어 자유로운 플랜테리어가 가능토록 구성했다.




동선.


생산조직으로 향하는 복도 우측 벽에는 다방의 히스토리와 국가/공공기관으로부터 수상한 상패들이 전시되어있고, 다방 구성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인 여섯 가지 핵심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복도 우측 공간


나뉜 두 조직의 중심부에는 구성원들이 직접 대면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회의실과 라운지, 그리고 소통보드가 있다.




확장형 회의실.


설문조사 결과, 평균 회의 인원수는 2~6명이 약 80%로 가장 많았다.  ROOM 102, 103호에는 최소 6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고, ROOM 101호에는 12인까지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 주간 리더 회의나 외부 손님 미팅 등 규모가 큰 회의가 가능하도록 했다.


서로 맞붙어있는 ROOM 101과 ROOM 102는 회의 성격에 따라 폴딩도어를 오픈하여 약 20명 가량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대형 회의실로 확장이 가능하다.

손잡이를 돌돌 돌리면 솔솔 열린다




오픈형 회의실.


설문조사 결과, 예약 가능한 회의실이 없어 다른 공간을 찾아다닌 경험이 70%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예약 후 이용이 가능한 일반 회의실 외에 예약하지 않고도 간단히 회의할 수 있는 2개의 오픈형 회의실을 만들었다.


오픈형 회의실의 외관은 다방의 메인 컬러인 블루와 집 모양을 형상화했다.  보기에는 컴팩트해 보이지만 최대 8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이포이 캡슐 같은 곳이다.(내 나이는 묻지 말자)


호이포이!




Lounge.


간단한 회의, 개인적인 대화, 티타임이나 주전부리 취식 등 기존 라운지 이용 목적은 다양했다.  그래서 새로운 라운지에 스탠딩 테이블을 두어 오며 가며 간단한 회의나 대화, 티타임을 즐기며 소통할 수 있는 '오버랩 존'을 만들었다.


미시간대학교의 한 조사에 따르면 실무자들은 서로 많이 마주칠 수 있는 공간, 즉 ‘오버랩 존’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수록 더 많은 협업을 한다고 한다.  계획하지 않은 마주침이 곧 소통으로 이어질 때, 업무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2013,  Zone Overlap and Collaboration in Academic Biomedicine, Jason Owen-Smith.)

죽어가는 야레카야자를 살려주새오.


사무실 이전 후 화장실까지 동선이 다소 길어졌다.  간단한 용모 상태 확인 목적으로 화장실을 찾는 구성원들을 위해 굳이 화장실을 가지 않고서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라운지 한 켠에는 전신거울을 마련했다. 




Hidden Lounge.


편하게 기대어 쉴 공간이 없어 다수가 불편해했던 기존 라운지의 한계는 '히든 라운지'라는 공간을 통해 개선했다.


'히든 라운지'는 라운지 창가 쪽 공간에 창밖을 보며 편하게 쉴 수 있는 계단형 휴게공간이다.  히든 라운지의 조명 색은 다방 사무실에서 유일하게 전구색이다.  전구색은 노란빛을 띄고 은은하여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한다.


초록빛의 잔디형 카펫 또한 몸과 마음의 피로를 덜어주는 데에 한몫할 것이다.  일할 땐 일하고 쉴 땐 편하게 쉬라는 유순님의 실무 철학이 담겨있다.

z Z Z




소통.


구성원들의 약 70%가 매일 공지사항 게시판을 확인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출입구 사이니지 맞은편에는 소통보드를 마련했다.  상단 BI 우측 공란에 주제를 기입하고, 팀의 행사나 사내 공지사항, 생일자 등 주요 이슈를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각자가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소통 #맞ㅍ..




또 말이 길어진다.


짧은 프로젝트 일정과 이전보다 더 좁아진 실 평수 때문에 공사 마무리 단계까지 애를 먹었지만 데드스페이스를 최대한 활용하고, 다용도로 이용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고민했다.  꼰머 특성상 실용성을 최대한으로 하되 디테일 역시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회의실 네임플레이트는 상단에서 7cm 아래가 맞는가 8cm 아래가 맞는가로 토론하고, 최적의 블루 컬러를 구현하기 위해 조색이 완료된 페인트를 현장에서 세 번이나 재조색했다.


공사 막바지에 라운지 바닥 타일 컬러가 생각보다 밝아 전부 걷어내고 어두운 컬러 타일로 재시공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늘 그랬듯 시행착오와 충분한 고민의 깊이는 결과와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ㅎㅎ 응!




지속 가능한 공간.


다방의 새로운 공간은 다방을 대표하는 블루 컬러의, 카페 느낌의 단순히 예쁘기만 한 인테리어가 아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끝이 아니라, 이후에도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들의 생활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발전해 나갈 것이다.


누구는 인테리어라 말하고, 누구는 공간디자인이라 말하고, 정의하는 방식은 각자 다르다.  우리는 이를 Space Experience, 즉 공간 경험 디자인이라 말한다.

??? : 슨블 븟그 을르그르그 믈흐쓸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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