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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장 Jun 12. 2024

Hey Chat GPT, finish this BD..

AI가 건축을 하는 날이 올까?

AI와 소리없는 싸움

AI와 소리없는 싸움


아침에 챗봇과 싸웠다.

여름을 맞아 개시한 에어컨의 배수범프가 작동하지 않아서 물 난리가 난 것이다.

배수펌프의 전원은 분명히 연결이 되었는데, 고장이 난것인지 쉽게 해결되는 문제인지 검색을 해봤다.

해당 에어컨의 서비스센터 챗봇과 대화를 시도, '에어컨 배수펌프 고장'에 관해서 묻자, 고장났다고 생각할때는 전원이 연결되었는지 살펴보라는 안내만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


'아니라고 나는 전원을 확인했다고'


하지만 챗봇은 꿋꿋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

지쳐버렸다.


저녁에는 챗지피티와 싸웠다

건축에 관한 글을 쓰는데 똑똑이 쳇지피티에게 요구사항을 넣어봤다.  일말의 나이스한 글이 나왔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 수정 방향을 넣기를 몇번. 아무래도 쳇 지피티가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것 같다. 일말의 좋은 면을 가진 70퍼센트의 글을 내가 원하는 글로 만들면 만들수록 더 이상해지고 있다.

나는 AI와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나 보다


아이러니.


챗 지피티, 미드저니, 다빈치, 포토샵ai 등 각종 AI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만한다.

인간을 이해해서 만든 AI의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AI친화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요즘 인간의 일이 되었다.




이런 장면, 어디선가 본 풍경이다.


건축계에도 이런 기시감있는 일이 있었다.      

'설계자동화 프로그램' 이라는 것이 있다.  건축 설계도 AI처럼 모든 정보를 넣으면 아웃풋을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입력만 잘하면, 조감도 투시도 랜더링 평면도 단면도 단면상세도 등 원하는 모든 도면이 챡챡챡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BIM 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약 20년전에 도입이 되어 지금의 AI처럼 처음에 난리가 났었다.  이제 모두 BIM으로 설계를 하고  설계하는 사람들은 야근이 없을것이라고했다.


과연 그런일이 일어났을까?

야근 없고, 사람은 멋진 설계만 고민하면 되고 설계의 노가다는 컴퓨터가 다 해주는 세상이 왔을까?


아니, 그런 일은 아직...


그런 세상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이유는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프로그램을 써보기 위해서 인간이 할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로봇청소기에게 청소를 시키기 위해 집을 대충은 치워놔야하고, 설거지 기계를 쓰기위해 식기를 납작한 것으로 바꾸고 애벌 설거지를 해줘야하는 것처럼, 컴퓨터에게 설계를 자동으로 시키기 위해서는 미리 해놔야하는 일이 아주 많다. 아주 아주 아주 아주


그 자체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그거 하나 하려고 그렇게나 고생스러울 일인가. 많은 사람들은 BIM을 시도하다가 인간의 노동력을 더 신뢰하게 되었다.


또 다른 이유는,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부족이다.

인간세상은 뭐든 그렇게 컴퓨터처럼 정확하고 이성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입력자체도 복잡하고 초기세팅도 험난하지만, 소수의 똑똑하고 컴퓨터 친화적인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BIM을 찬양했다.


하지만, 문제는 수많은 변수가 발생한다는 것. 결정권자는 결정을 쉽게 바꾸고, 행정은 태클을 걸고, 자재비는 상승하고 수많은 변수로 설계도 수시로 바뀌어야하는 상황이다.

그때마다 인풋은 조금 바뀌는것이 아니라 좌르르륵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야한다.

말 그대로 맨땅의 헤딩을 수시로 자주 해대니, BIM은 확산이 되지 않고있다.   

그래서 건축의 BIM은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몇몇 프로젝트에만 적용중이다.


배수펌프도 못고친 나는 어쩌다 챗봇으로 시작해 건축의 미래를 생각한다.

오늘도 에어컨을 못틀고 자야하지만  아직은 괜찮다 .

배수펌프 고장에 관하여 내일은  쳇지피티에게 물어봐야겠다. 원하는 답을 얻기위해선 어떤 질문을 해야할까? 걱정이 앞서긴하지만.  여름과 AI의 세계는 겨우 이제 시작이다. 지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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