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ris Nov 13. 2023

7. 저희에게도 아침이 올까요?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그간 론칭 준비로 너무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한정된 시간에 작업을 하다 보니 늘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서 

컴퓨터 앞에 앉는 것도 쉽지 않았네요


반성해야 할 모습이긴 하지만, 천천히 저라는 사람을 개조해 봐야겠습니다..ㅎㅎ

8월의 시작과 동시에 저희는 초록색 잡기와 좀 더 합리적인 생산 방식에 대해서 고민했습니다.

이게 참 저희가 원하는 초록색이 쉬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좋은 분을 만나서 한 번에 6가지 정도의 초록색을 간단하게 인쇄를 진행하였고,

햇살 좋은 어느 날 드디어 저희가 원하는 퀄리티의 인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처음에 정한 SKUs는 에코백, 파우치, 디지털 파우치, 헤어 스크런치, 도어매트였습니다.

그리고 론칭 패턴으로 정한 4종을 골랐고, 총 20개의 제품을 샘플과 완제품 발주를 위한

작업지시서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그냥 패턴이 없는 원단에, 로고나 캐릭터가 들어가는 단순 작업이라면 

1야드에 몇 개가 나온다 단순 계산이 되었을지 모르나

저희는 아무래도 패턴이 들어가다 보니

이 패턴면과 다른 면이 만나는 연결고리, 잘리는 부분, 보이는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작업지시서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생각보다 엄청 오래 걸리더라고요

한 가지 예로 저희 에코백은 바닥면이 타제품과는 다르게 봉제가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원단 상으로는 추가되는 부분이다 보니 앞, 뒤판, 바닥, 끈까지 하나의 제품에 4가지 재단 조각이

나와야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1야드에 하나의 제품이 들어가도록 작업을 했습니다.


이것만으로 꽤 나 오래 걸렸는데, 중간에 이 것들을 앞, 뒤, 끈 이런 식으로 야드를 분리해서 조합한다면

그게 더 효율적일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투자한 시간이 있지만 눈물을 머금고 다시 처음부터 작업을 하였습니다.


완성 된 제품이 나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하루 이틀 샘플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였고,

처음 샘플을 마주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패브릭 제품을 만드는 것에 무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둥


---------------------------------------------------------------------------------------------------------------------------


브랜드의 론칭에 함께한다는 것이,

미래가치를 보고 지금의 현재를 투자하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또 흘러가는 대로 진행되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막 달려서 론칭이라는 출발선을 넘었는데요

이게 막상 출발을 하고 나니까, 이제는 저라는 사람이 불안해지고 걱정이 됩니다

'잘하고 있는지' 

'잘하는 게 맞는지'

'잘하는 건 있는지'

속상해도 하고, 남몰래 슬퍼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으면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보고 온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더라고요

"원래 아침이 오기 전 새벽이 제일 어두운 법이잖아요. 어떻게 내내 밤만 있겠습니까? 곧 아침도 와요"

"저한테도 아침이 올까요?"

"오리나 님이 아침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면요"


저는 아침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을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6. 우당탕탕 우리 모두 처음이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