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이종필
⊙ 출연 : 고아성, 이솜, 박혜수
⊙ 러닝타임 : 110분
⊙ 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1. 결말로 가능 과정이 쉬이 예측이 되지만, 그래도 그 끝이 시원하다.
2. 페미, 여성 주인공이라고 생각할 필요 없이 그 시대에서 가장 나약했던 존재들의 이야기
3. 세 배우의 케미 만큼이나 많이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많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더더욱)
영화는 95년 서울, 삼진그룹을 배경으로 고아성(이자영 역), 이솜(정유나 역), 박혜수(심보람 역) 세 명의 주인공의 출근길로 시작한다. 화려한 커리어 우먼처럼 보이고, 영화 제목 답게 깜짝 등장하는 영어강사 그분의 토익 수업을 받는다
그들의 회사생활도 오전과 같을 것 같지만, 실상은 청소, 커피 타기, 잡무, 영수증 메꾸기 등으로 기대와 크게 다르다
임금이 싼 여자, 고졸이라는 이유로 승진은 꿈에도 못꾸지만, 그녀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온다
토익 600점을 넘기면 승진을 시켜준다는 회사측의 조건.
승진을 위해 토익을 준비하는 중, 고아성은 페놀 방류라는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그녀의 오지랖 넓은 성격과 함께 다른 친구 이솜, 박혜수와 함께 사건을 파혜처 간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사건만 가지고 왔을 뿐 영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한다
경북 구미에서 두산전자가 두 차례에 걸쳐 총 32톤 정도의 페놀을 낙동강으로 유출했다고 한다.
낙동강 유역이 페놀로 오염이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의 정수기 사업이 활성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두산그룹은 현재의 중공업 분야로 성격이 바뀌었다고 한다.
사실 엄청나게 기대하지 않았다. 위에 줄거리만 읽어도 너무나 뻔한 내용임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예고편으로 풍기는 분위기만 보더라도, <스포트라이트>, <더 포스트>, <다크 워터스>, <도가니>, <제보자>같이
공익을 위해 몸으로 헌신했던, 그리고 묵직했던 영화들과는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역시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다른 부분에서 영화의 단점을 커버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또렷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남케미, 여여케미는 사실 근래 영화에서 많이 보이는 트렌드이다
(단독 주인공, 혹은 남녀 케미는 어쩌면 요즘 보기 힘든 추세인 것 같다)
올해는 유독 남남 쌍두 마차 영화가 많았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백두산>, <강철비 2: 정상회담>등
이 영화는 정 반대로 여성이 주인공이며, 거기에 3명이 메인으로 등장한다.
사실 영화를 선택함에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배우라는 선택지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큰 모험일 수 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왜 이런 선택을 하였는지는
영화를 보면 납득이 간다.
간략하게 캐릭터 성격을 정리해 본다면
고아성 - 오지랖 많고 의로운 성격
이솜 - 불의를 보면 참지를 못하는 성격
박혜수 - 똑똑하고 친구를 잘 따르는 성격
성격 자체는 전형적인 스테리오타입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친구들이기도 하다
2030대 아직은 겁없고, 철없고 했을 그 시절 주변에서 쉽게 보던 친구들이란 말이다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는 친숙함이다.
특히 세 배우는 동년배로 이 무기의 현실감을 극으로 더해준다
자칫하면 말도 안되는 허무맹랑한 영웅담의 이야기가 어쩌면 내 주변에서도 일어날지도 모르는 이야기로 말이다
보고있으면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영화에 몰입되어 가고 있었다.
"저는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돼요?"
개인적으로는 지금 내가 고민하는 것들과 맞닿아서 일까? 개인적으로는 박혜수 캐릭터에 많이 공감했던 것 같다.
(특유의 쪼꼬미의 귀여움은 덤이었다.)
시대극을 하면 이 정도야 당연하지!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복장이다
사실 배경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회사 / 다방 / 호프 / 시골 정도만 보인다.
90년대를 확 닿게 느끼는 건 배우들의 스타일링이다.
갈매기 눈썹, 어깨뽕 스타일 그리고 매우 매우 친숙한 영어 발음 등의
레트로 감성은 아까 말한 친숙함이 눈에 보이는 실제로 닿는 느낌이다.
세 배우가 영화 속에서도 어색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복장과 헤어 스타일링이 더더욱 찰떡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색안경은 이제 그만!
딱 그냥 90년대를 그리고 있다. 지금의 기준에서가 아니라 당시의 기준에서 바라보면 쉽다
당시에는 정말 그랬다. 영화의 시작에서 나오는 그 모습들
커피를 타고, 청소를 하고, 잔 심부름을 하며, 임신과 즉시 퇴사하는 모습들..
그냥 현실만을 시대극에 입장에서 그리고 있다.
(아마 우리 어머니 세대에게 물어보면 쉽지 않을까?)
세 명의 주인공은 자신의 권리를 외치는 게 아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시위를 하지도 않고, 권리와 처우 개선을 위해 뛰어다니지 않는다.
회사의 부당한 행동(공익을 저해하는)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이다.
포스터 카피 그대로 "회사와 맞짱 뜨는 용감한 친구들"의 이야기
단지 그 주축이 여성 캐릭터일 뿐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캐릭터는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는다)
가끔 평을 보면 보기 전부터 이런 쪽으로 댓글이나 비난을 받으면 조금은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명대사가 너무 많았다(기억을 더듬어서 적어본다)
회사와 관련된 대사들이 너무 많았고, 속 마음을 들켰던 것 같은 순간이 너무나 많았던 기억이 있다.
아래의 기억나는 두 개의 대사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코로나 시국에, 영화계의 한파 속 지금의 세상을 잠시나마 잊고
세 주인공의 끈적끈적한 케미 속에서 즐겁게 바라봤던 영화이다.
(아! 쿠기 없습니다!)
1.
"일주일에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이잖아요, 이 곳이 우리 회사가 더 의미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 이자영 역 고아성 대사
2.
"어제의 너보다 오늘 더 성장했는데?"
- 반은경 역 배해선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