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호이안으로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을 위한 여행 쟁이 비법 공개.
사람의 기억력이란 아주 지랄 맞고 동시에 편리하다.
엄마와 여행을 하게 되면 엄청 짜증 날 줄 알면서도 괜찮겠지 라는 호기를 부릴 수 있었던 건 나의 귀여운 기억력 덕분이다.
맞아, 그때 그랬어, 중국에 갔을때도 그랬었는데 왜 또 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왜 또 엄마랑 여행을 왔을까.
동시에 우리의 기억력은 예상된 귀찮음을 알지 못하게 하고 또한 현재의 짜증을 곧 잊게 하기도 한다.
술을 진탕 먹고 다시는 안 마실 거라는 다짐의 무한반복과 그 과정이 같은 이 기억력의 희미함으로 이번 여행은 전격적으로 내가 결정했고 내가 계획했으며 내가 실행했다.
이미 한번 다녀온 여행지였는데도 엄마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은 내 안에 착한 나는 여행 전 여러 번의 검색으로 다른 사람들의 정보를 참고하였는데 세상 이런 정보성 글을 쓰는 것을 귀찮아하는 내 안의 게으른 내가 웬일로 나의 경험을 저장해두기로 한다.
날짜별 장소와 이동 방법, 식당, 쇼핑, 호텔, 각각의 비용, 개인적 평점을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적어 본다.
-2월 11일, 인천공항, 다낭 사트야 호텔, 점심식당, 콩카페, 한시장, 링엄사, 랑데뷰마사지
아침 7시 40분 출발, 인천공항, 진에어, 2인 왕복항공권 102만원
-너무 이른 아침 비행으로 택시보단 내가 운전해서 가기로 함. 5일 동안 주차대행 이용, 44000원, 평점 A
http://www.newairparking.com/index.php
공항 도착 20분 전에 전화를 하면 아저씨가 나와있음. 차 안에 겨울 외투를 넣어놓고 바로 공항에 들어갈 수 있음.
다낭 여행 가는 한국사람이 많았다. 체크인 엄마랑 내가 떨어져 앉는 좌석배정 받음.
진에어를 통해 예약을 하지 않고 여행사 통해 예매 시, 전날 셀프체크인 문자가 오지 않았고 이런 경우 하루 전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좌석배정을 해야 한다.
-다낭 도착, 클쿡 심카드 예약해놓은걸 픽업, 6000원
-엄마에게 줄 심카드 추가로 현장에서 구매, 10달러,
-공항-호텔 이동, 호텔 픽업 서비스 20만동.
-다낭 사트야 호텔, 2박, 14만 4천원, 익스피디아 예약, 발코니 싱글 두 개 룸, 평점 B+.
https://goo.gl/maps/HPRNYMCMtp42
욕실이 개방형이라 약간 모텔 느낌이 있고 베개에서 머리 안 감은 사람이 사용한 것 같은 냄새가 난 것 빼곤, 직원의 서비스, 위치가 훌륭했고 조식도 나쁘지 않았다.
호텔에서 심카드 세팅을 해보니 통화가 안되고 데이터만 되는 거였음. 허허
-호텔 직원 소개로 호텔 옆 가게에서 통화와 데이터 둘 다되는 심카드 2개, 12만동. 클쿡보다 반값, 공항보다 삼분의 일만큼 싸다.
-구글 검색 평점이 괜찮보여 간 식당, 완망, Nhà hàng Đông Dương 112, 50만동, 평점 D
안 그래도 동남아 음식에 선입견이 있는 엄마에게 트라우마를 가져다준 최악 음식. 허허
엄마가 음식을 하나도 안 먹어서 바로 근처 쌀 국숫집에 데려감, 14만동
이것도 엄마는 맛없다면서 몇 젓가락 먹고 안 먹음. 그 와중에 엄마, 옆자리에 한국 여자 세명에게 이 동네는
커피 맛있는 데가 어디냐며 큰소리로 물어봄. 내가 이미 콩 카페 데려가려고 하고 있었다. 허허
-입가심을 하러 근처 콩 카페를 감. 13만동
커피는 먹을만한데 왜 이렇게 인테리어가 어두컴컴 더럽냐고 함. 허허
-한시장 앞 금은방에서 환전 100달러=2,310,000동 환율, 900불 환전, 그 근처에서 환율이 젤 괜찮음.
https://goo.gl/maps/o8fhJkrE1QJ2
한 시장 쇼핑
-아줌마용 긴 티 4개. 60만동
-비치 원피스 2개+ 반팔남방 바지 세트 1개, 40만동
-엄마 아오자이 고급 원단/제작/배달 비용, 45만동
-무늬 남방 7만동
-각종 열대과일 한가득. 60만동
-호텔-링 엄사 택시비, 14만동, 그랩이용
다낭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커다랗고 하얀 해수관음상이 있는 절. 해 질 녘에 간 타이밍이 기가 막혔음, 오랫동안 관리를 잘한 것 같은 마당의 분재와 내려다 보이는 바다와 해가 지는 것이 멋있었고 사진이 잘 나옴.
-링 엄사- 랑데부 마사지 택시비, 12만동
-랑데부 마사지 스위디쉬 엔 핫스톤 90분 2명, 145만동, 평점 A-
엄마가 마사지를 받고 나서 천국에 온 것 같다는 표현을 함. 여행 와서 처음으로 좋은 피드백.
베트남 음식을 못 먹는 엄마를 위해 호텔에 들어와 햇반에 엄마가 싸온 반찬을 첫 저녁으로 먹음. 여행 와서 처음으로 엄청 맛있게 음식을 먹는 엄마. 허허
2월 12일, 다낭, 바나힐, 워터프런트 레스토랑, 한시장, 로터스마사지, Ngon villa restaurant
아침에 일어나 발코니에서 보이는 핑크 대성당이 보기 좋았다.
어제 우릴 공항으로 픽업 나온 운전기사의 친구가 우릴 바나 힐까지 운전해주기로 함. 왕복 60만동
이 친구, 운전도 잘하고 아주 친절하다. 카톡 아이디: van chinh, 평점 A
-바나 힐 티켓 2장, 140만동
롯데월드가 산 위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온갖 나라에서 다 놀러 왔는데 단연 한국사람 중국사람이 많았고 날씨가 비가 오다 해가 떴다를 반복, 좀 복잡한 분위기.
바나힐 위쪽으로 정자가 있는 사원으로 올라가다 보면 조용한 베트남 전통 찻집이 나온다. 조용히 엄마랑 차 한잔하기 좋았음.
고도가 높아 올라가면 춥고 비가 오면 더 춥다, 바람막이 재킷을 가져갈 것.
레일바이크를 타려고 40분 정도 기다렸는데 앞사람이 아이를 동반한 아줌마 일 때는 뒷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더라도 뒤로 가서 앞에 씽씽 달릴 사람 뒤에 타라, 앞에서 넘 천천히 가면 재미없음.
레일바이크 타는 곳이 두 군데. 오락실 옆 말고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케이블카가 있는 스테이션 바로 옆에 있는 곳이 줄도 짧고 더 길고 재밌는 코스.
그 유명한 커다란 손 두 개가 있는 골든브릿지에서 사진 촬영은 샷에 다른 사람들이 엄청 들어간다.
워터 프런트, 늦은 점심, 펍 느낌의 강을 내려다보며 맥주한잔 하기 좋은곳, 음식도 서비스도 괜찮음, 평점 A.
https://goo.gl/maps/5x3aDLygaC22
한 시장 쇼핑 투
-무늬 남방 3개 남방 바지 세트, 32만동
-비치 원피스 3개, 60만동
-아줌마 큰 티셔츠 고급 디자인 1개 + 일반 큰 티셔츠 2개, 60만동
-루왁 드립 커피 갈아진 것 1킬로+망고젤리 1킬로+베트남 믹스커피 2박스, 50만동
-로터스 90분 마사지 2인. 120만 동, 평점 A
어제 마사지에 비교, 비슷한 레벨의 좋음. 약간 더 강도가 센 다른 스타일의 마사지
엄마도 반응이 좋음.
https://www.lotusmassagevn.com/
-저녁식사 식당 108만동, 평점 A
호이안과 다낭 두 곳에 식당이 있는 기본 식사값을 내면 메뉴에 있는 음식을 원하는 대로 다 갖다 준다.
우리가 앉은 야외테이블 바로 옆에 기타와 바이올린 연주, 나무에 등이 괜찮은 분위기 연출.
엄마, 음악이 좋았는지 연주자들에게 팁을 줌.
베트남 음식에 맘을 열기 시작함, 나온 모든 디쉬를 맛있게 먹음
2월 13일, 다낭 호텔 체크아웃, 오행산, 호이안 리버 타운 호텔, 호이안 올드타운, 반미프엉, 빌라드스파마사지, 라톤넬레
아침 산책겸 바로앞 핑크대성당에서 사진촬영, 첫날 맞춰놓은 엄마 아오자이를 입고 사진촬영.
사트야 호텔-오행산- 호이안 리버 타운 호텔 이동, 기사가 우리 오행산 둘러볼동안 기다렸다 위치를 카톡으로 알려주면 데리러 온다. 호이안 호텔까지 안전하게 이동, 카톡 아이디: van chinh, 이동 비용, 40만동
오행산 입장료 2명, 12만동
오행산은 무릎이 좋지 않은 어른들은 힘들었을 듯, 튼튼한 엄마도 좀 힘들어함
호이안 리버 타운 호텔, 발코니 싱글베드 2개 룸, 2박 18만 6천원, 익스피디아 예약, 평점 A-
수영장이 앞뒤로 두 개, 강이 내려다 보이는 뷰, 조식 보통, 침대도 편했고 구조가 다낭 호텔보단 좀 괜찮음
서프라이즈로 엄마에게 꽃 선물을 미리 예약해놨는데 침대 시트에 엄마 이름을 꽃과 열대 잎으로 장식 놓았음.
과일과 꽃장식에 25달러,
호텔에서 샌드위치집까지 그랩이용, 이때 엄청 불쾌한 일이 일어남.
베트남에 온이후 장거리는 차량예약 그리고 단거리는 그랩을 이용했다. 대부분의 그랩운전자들은 특별히 좋을것도 나쁠것도 없이 목적지까지 정확히 데려다 주었다. 이 정신나간 놈을 만나기 전까진.
일단 엄마랑 같이 차에 타자마자 담배냄새가 너무 심했다. 그래서 창문을 열었더니 정색을 하면서 문을 열지 말라고 함. 에어컨을 켤려고 그런가보다 하고 앉아있었는데 차안이 너무 더웠다 기사에게 차안이 너무 더우니 에어컨을 켜달라고 했는데 영어를 못알아듣는지 같은 말을 반복하며 딴청, 그러더니 노래를 크게 틀면서 돼지같은 목소리로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 ㅋ 이쯤 되면 막가자다 미친, 차안이 너무 덥고 불쾌해서 여보세요 차안이 너무 더워! 라고 영어로 말했더니 핫? 핫? 이러면서 히터를 틈. ㅋ 나 살면서 이런 똥멍청이는 첨 봄. 안에 공기가 너무 역겨워서 내가 창문을 내렸고 가는길에 운전도 엄청 거칠고 불쾌했다. 드디어 도착. 돈을 주고 얼른 내릴려고 하는데 이번엔 그 안 되는 영어로 “파이프 스타!” 이러는거다. 그런 짓거리를 해놓고 나보고 평점 5점을 달라니!
반미 샌드위치집에 들어와 주문을 해놓고 앉으니 그런 쓰레기 서비스에 화가 나고 불쾌했다.
엄마는 그냥 놔두라고 했지만 이런 기사는 가만히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바로 그자리에서 샌드위치를 기다리며 그랩회사에 상황을 알리는 메일을 썼다.
우리 이후에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 없길 바라면서 최대한 빨리 썼고
그리고 곧 그랩회사에서 정중한 사과의 답장이 왔다.
앞으로 기사들 교육을 철저히 시킬것이고 이런일이 다시는 없게금 처리할거라고 하니 지켜보기로.
-점심으로 반미 샌드위치, 12만동, 평점 A
안 먹을 줄 알았는데 엄마도 맛있게 먹음
호이안 올드타운 쇼핑
-큰 사이즈 뻐꾸기가 그려진 하얀 가방 20만동
-호이안 실크 수제 스카프 120만동
-저녁 마사지, 빌라 드 스파, 90분 황제 오일 마시지 2인, 130만동 (사전예약 할인 10%), 팁20만동, 평점 A+
세 번의 마사지 중 엄마도 나도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마사지, 주인이 한국사람인 듯, 미리 전화로 예약하면 할인, 직원들 친절하고 마사지는 기분좋으면서 뭉친 근육을 좀더 효율적이고 프로페셔널하게 풀어주는 느낌.
-저녁 식사, 로컬 음식세트와 몇 가지 더 주문, 음식 괜찮았음, 50만동, 평점 A-
다리위에서 강물에 소원을 빌며 초 두개를 띄워보냄
엄마가 배도 타고 싶다고 해 배를 타고 우리 가족들 초 세개를 대신 더 띄움.
2월 14일, 호이안 코코넛 숲 보트 트립, 코랄 스파
-호텔에 비치되어있는 안내로 에코 코코넛 바스켓 보트 트립, 2인 74만동, 평점 B
배로 가는 것과 택시로 가는 것 두 가지가 있었는데 가격은 별 차이 없고 소요시간이 1시간 정도 다름
우린 택시로 갔는데 굿 초이스, 배로 가면 너무 덥고 오래 걸림.
작고 동그란 배를 타고 늪지와 강을 유유히 배를 저어 가면서 게 낚시도 하고 지나간 한국 유행곡에 맞춰 배를 돌리며 춤을 추는 베트남 사람을 볼 수 있다. 별 특별할 것 없는 경험이지만 엄마는 좋아했다.
-저녁 마사지, 페이셜 케어, 60분, 2인, 88만동, 평점 A,
자연재료로만 하는 얼굴 마사지, 손놀림이 너무 프로, 안잘려고 했는데 잠이 솔솔.
-호이안 올드타운 쇼핑 투
슬리퍼1켤레 40만동
그물모양숄더백 20만동
냉장고 자석 2개, 5만동
호이안 미니 등 5개, 10만동
망고 말린 것 6개, 코코넛 과자 4개=40만동
미니찻세트 고급=15만동
2월 15일, 다낭공항 오후 1시 출발
호이안 호텔에서 다낭 공항 차량이동 18달러
12시 비행이 한 시간 지연됐다는 문자를 받고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 크리스털 제이드에서 점심, 게이트 7번 근처에 신라 국수라는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암.
서울 7시 20분 도착.
전체적으로 스스로에게 평점 A+를 주고 싶다.
레스토랑 선정, 이동수단 어레인지, 호텔 선정, 사진 촬영, 통역, 짐꾼, 마사지샵 선정, 쇼핑 흥정 등등 일인다역의 굿 퍼포먼스와 더불어 엄마의 쓸데없고 끊임없는 잔소리를 견뎌내는 강인한 인내력으로 베트남 여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냄.
-PS: 엄마는 매우 만족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