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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Sep 18. 2023

No worries

새로운 시작

새로운 나라에서 시작하는 학교생활이다. 3월의 겨울 날씨에 시작하는 새 학기가 아니라 선선한 가을바람을 느끼는 9월의 학교에서 꼬마는 초등학교를 들어가게 되었다. 영어걱정은 캐나다 와서 하겠다고 하고선 도착하고서도 별로 준비를 안 해서 A부터 Z까지 영어로 쓰는 것과 본인의 이름을 영어로 쓰는 것 확인하는 정도로 안심하기로 한다. 아이가 어떻게 영어에 눈을 뜨고 성장해 갈지 설레고 기대된다.



첫날 아이 학교의 간소한 오리엔테이션을 교장 선생님이 해주셨는데, 100명 여가 모여있는 강당이었지만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작은 목소리를 잘 들으려 노력해야 했다. 간소하게 치러지는 행사라 화면에 띄워놓은 ppt도 없다. 이 나라에서는 뉴스에도 자막이 거의 없고 외국인이 말하는 부분은 자막대신 더빙으로 나온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나라니, 청각장애인이 뉴스 시청할 때 불편함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을 테고 대신 '잘 듣기'의 문화가 있는 곳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불필요한 시각자료로 눈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잘 들으면 된다.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모여있던 체육관에서 나와 도서관을 지나 유치원 교실부터 고학년 교실까지 천천히 걸어보았다. 두 개 학년이 한 교실에서 함께 배우는 통합 학년형이고, 화장실은 남자용, 여자용이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함께 쓰는 화장실이다(대신 한 명씩 들어갈 수 있는). 학교에서 나이로 성으로 구별하지 않는다는 점을 느꼈다. 처음 만나면 아이들조차 몇 살인지 물어보는 문화도, 남녀공용화장실을 싫어하는 나의 취향도 결국에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의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 생각이 든다.



학교는 잘 다닐지, 잘 적응할지 걱정과 조바심이 컸는데 긴장되었던 한 주가 마무리되고 있다. 이곳에서 자주 듣는 말 중 마음에 드는 말. No worries 걱정대신 희망을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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