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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Sep 18. 2023

Things to do 1. Camping

캠핑초보의 첫 캠핑

캐나다에서 안 하면 후회할 것들이 많아서 하느라 분주하다. 수영도 배우고 싶고 하이킹도 가고 싶고 꼬마 스케이트와 하키도 가르쳐주고 싶다. 그중, 캠핑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캠핑은 생각도 안 했던 가족이라 캠핑은 익숙지 않다. Canadian Tier 갔다 싸게 파는 텐트를 덥석 산 것을 계기로 캠핑을 시작한 거라 캠핑장비도 충분치 않다. 잠은 편하게 자고 싶어 하는 우리.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캠핑


캐나다의 캠핑사이트는 정말 정말 넓었다. 우리나라는 평상만 한 사이트 하나인데 여기는 한 사이트에 차도 여러 대 주차하고 텐트도 여러 개 칠 수 있을 정도로 넓었고 테이블도 같이 있다.


가져간 음식으로 점심 저녁을 해 먹고 일찍 잠들었다.

그런데 새벽 3시쯤, 남편이 나를 깨웠고 텐트 밖으로 동물 소리가 들린다. 조용한 새벽시간이라 작은 움직임도 아주 크게 들렸고  남편이 곰 온 게 아니냐고(곰이 사는 곳이다). 공포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얇은 텐트 안에서 몹시 두려웠다. 다행히 시간이 조금 지나고 아무 소리도 안 나긴 했지만 꼬마가 긴장했는지 과호흡이 왔다. 천천히 숨 쉬어보라 했지만 가빠지는 숨소리... 남편도 긴장을 해서 그 후 밤새 거의 못 잤고 나도 안 해보던 캠핑이란 걸 하는 게 긴장이 되었는지 내내 소화가 안되고 두통이 심했다


캠핑이 어떤 건가 싶어서 한 번 가본 캠핑,
그러나 우리 가족은 캠핑 체질은 아닌가 보다




두 번째 캠핑



초보 캠퍼에게 반갑지 않은 비소식이 있다. 1주일 내내 비가 내리는 날씨, 우리는 캠핑을 갈 수 있을까, 나는 왜 캠핑장을 예약했을까, 밤에 춥지는 않을까, 고생하느니 취소할까 등 많은 고민과 후회 속에 며칠을 보냈다. 캠핑장을 예약한 날 아침, 며칠간 이어지던 비는 그치고 거짓말처럼 날이 맑았다. 안 갈 수 있는 핑계도 사라졌으니 걱정하던 마음은 접어두고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첫 번째 캠핑과 두 번째 캠핑은 다르다. 같은 캠핑장에 두 번째로 가게 되어 캠핑장을 둘러보지 않고서도 우리 사이트가 어딘지 한 번에 찾는다. 그러나 곰은 여전히 무섭다. 곰퇴치 스프레이를 사러 갔는데 거의 10만 원이라 사지 못했다. 캠핑의  큰 진입 장벽이었던 화장실은 지난번에 넘어섰는데, 이번엔 물에 들어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하긴 했지만 샤워도 해낸다.



첫 번째 갔을 때 캠핑장에 있는 해변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보고 부러워했던 우리, 캠핑 가기 전날 Canadian Tier에서 산 보트로 해변에서 물놀이까지 즐길 수 있었다. 수에서 에피소드 하나, 보트 노 젓는 것 쉽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뒤로 가고 어느새 아주 깊게 가버려 하마터면 보트 타고 표류할 뻔했다. 호수에 쳐놓은 안전펜스 사이 로프를 잡아 겨우 해변가에 도착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기억다.


여름이 가기 전에 캠핑 가고 싶었던 나,  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내가 준비해 둔 대로 캠핑을 다녀왔고, 여름날, 캐나다의 캠핑장에서 보낸 추억 생겼다. Collect not things but moments(물건 대신 순간을 수집하라)는 문장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새로운 계절이 다가온다. 가을의 즐거움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 볼까?




곰조심 안내판
캠핑사이트. 예약하면 한 팀이 이 큰 공간을 다 쓸 수 있다
표류직전의 꼬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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