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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용 지민파파 Feb 08. 2019

아빠, 혹은 딸바보라는 이름으로...

일본,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등 각 나라에서 초대 받은 블로거들이 태국에 모였습니다. 이들 중에는 전업 블로거도 있었고 각자의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블로거 또는 유튜버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모두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고요.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공존하는 가운데 첫만남의 어색함이 풀리기까진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한다는 사실은 국적, 언어, 나이 등을 곁가지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강력했으니깐요.




동화 속 세상처럼 아기자기함이 인상적이었던 간이역, 후아힌 기차역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약 210km를 달려 후아힌으로 이동했습니다.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시간은 도로가 막히면서 30분이 더 늘어났지만, 1년 만에 다시 찾게 된 후아힌은 그 이름만으로  설렘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눈에 담았던 풍경과 만났던 인연 등 시간이 흘러도 후아힌의 잔상은 잔잔하게 제 마음 속을  지키고 있었거든요.


후아힌을 말할 때 그 앞에는 태국 왕실의 휴양지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1920년 말 라마 7세가 여름 궁전인 끌라이 깡원(Klai Kangwon)을 지은 후 후아인은 휴양지로 개발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를 곳곳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아힌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후아힌 기차역입니다.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아기자기함이 인상적이었던 간이역, 후아힌 기차역을 직접 보는 순간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된 게 아니라는 걸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후아힌에서 그(의 이름도, 나이도 아는 건 없지만...)를 만난 건 나이트 마켓이었습니다. 해외에서 만나는 시장이라는 공간은 그 나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무엇보다 살아있는 에너지를 만끽할 수 있는 활력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함께 시장에 들어선 일행 중에는 길거리 음식의 유혹에 멈춰선 이도 있었고 쇼핑에 이내 두 손 가득한 이도 있었습니다. 조용히 영상을 담는 친구도 있었고 제법 흥분된 목소리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친구도 있었죠. 이들을 뒤로 하고서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오가는 사람들의 행렬에 동참해 걷던 저의 발걸음이 그를 발견하는 순간, 얼음처럼 멈추고 말았습니다.


눈이 마주친 그의 얼굴은 미소를 띄고 있었습니다.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가 왜 미소 짓는지를...

눈인사를 건네고서 뷰파인더에서 다시 한번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도 아마 알았을 겁니다. 그 복잡한 통로에서 자신을 향해 셔터를 누르기 위해 발걸음을 멈춘 낯선 이방인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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