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o Nov 05. 2022

"오늘 네 마음은 좀 어때?"

어제 아침, 아는 언니로부터 카톡 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그리고 그 메시지 한통으로 하루를 따뜻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요즘 잘 지내?'

'요즘 살아있나~?' 

'어떻게 지내?' 


이런 인사만 건네고 받다가 내 마음을 묻는 안부인사라니, 왠지 모르게 새로웠고 따뜻했다. 그리고 가끔 저런 인사들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스스로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만족스럽지 않을 때에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할 때가 참 많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그저 관습적으로 '괜찮다, 잘 지내'라고 답하게 된다고나 할까?

그런데 어제의 인사는 달랐다. 잠시 멈춰서 곰곰이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고, 회사에서 있었던 좋지 않은 일로 인해 마음에 상처가 났고, 전혀 괜찮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힘든 일이 있어서 괜찮지 않다고. 그런데 언니의 인사를 받으니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참으로 다정한 인사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 내 마음을 묻는 게 나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아서 조금씩 기록해보려고 한다. 하루하루 살다 보면 나 자신의 마음을 묻기보다는 '괜찮아야 한다'라고 다그칠 때가 더 많다. 그런데 멈춰서 돌아보니, 누군가 나의 마음의 안위를 묻고 괜찮기를 바라는데, 나 자신이 나에게 너무 각박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름답고도 쓸쓸한 계절 가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가을과 겨울, 그리고 연말이지만 안팎으로 마음이 무거운 요즘. 가까운 이의 다정한 인사로 인해 '별 일'이 '별 일'이 아닌 게 되는 것을 경험하고 나니 나도 누군가에게 '요즘 마음이 어때?'라고 물어보아야겠다. 


누구나 다정한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 누구나 각자의 치열한 전투를 겪고 있기에 다정한 말 한마디로 조금은 위안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에 읽은 글이 떠오른다. '각자 자기 자신만의 치열한 전투를 하고 있으니, 만나는 모든 이에게 친절하라'는 말이었나? 


마음에 새기려고 한다. 누군가 나의 말로 인해 하루가 밝아질 수도, 살고 싶은 의지가 생길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을 싫어하고 미워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오늘 나도 누군가에게 물어야겠다, '요즘, 아니 오늘 너의 마음은 어때?'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