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분노 사회
2023. 8. 29. 화요일 운동 20일 차
오늘은 운동 20일 차, 유산소 운동을 하는 날입니다. 오늘은 귀가를 20시 좀 넘어서했는데, 비도 많이 오는 가운데 낮에 일도 소소하게 많았기에 좀 집에서 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제도 헬스장에 가지 못했기에 오늘도 안 갈 수는 없었습니다.
운동하면서 오늘 출장 때문에 기차를 이용하는 친구를 생각합니다. 그 친구가 생각난 이유는 요즘 소위 ‘묻지 마 식 범죄’가 많아지자, 그 친구가 지하철이나 역에 가기가 좀 겁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괜찮을 거라고 말해줬지만, ‘혹시나’라는 생각에 그 친구의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어떤 범죄든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범행 이유를 들어보면 그 저변에 분노가 보입니다. 그 분노가 안을 향하면 자기 학대를 하거나 정신병에 걸리거나 심지어 자살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밖을 향하면 타인 또는 사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겁니다. 그 분노가 타당한지는 차치하고 소위 ‘묻지 마 식 범죄’는 그들의 분노가 밖으로 향한 것이고 피해자가 발생한 거로 여겨집니다.
이런 분노를 단지 힘으로 막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분노를 없애거나 줄이지 않는 한, 그 분노는 언제 어디서 표출될지 모르니까요. 분노가 생기지 않게 하고, 설령 분노가 생겨도 이를 잘 풀 수 있게 하는 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아무튼 친구가 ‘무사(無事)히’ 출장을 다녀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운동을 마칩니다.
어떤 대상이 가시적(visible)이라는 것에 대한 유일한 증명은 사람들이 실제로 그것을 본다는 것이다. 어떤 소리가 가청적(audible)이라는 것에 대한 유일한 증명은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경험의 다른 원천들에 관해서도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어떤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에 대해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evidence)는 사람들이 그것을 실제로 바란다(욕구한다)는 것이다. 이상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류지한 옮김, 『밀의 공리주의』, 도서출판 울력, 2021, 82쪽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