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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수 Aug 10. 2019

내 삶의 경영전략

<당신의인생을어떻게평가할것인가> <좋은기업을넘어위대한기업으로> 함께 읽기


좋은 이론은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두 책은 일반적인 경영학 서적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재무, 회계 같이 숫자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경우를 제외한 보통의 경영학 서적은 논리적이라기보다 직관적이다. 특히, 전략과 리더십 관련 책이 그렇다. 가설에서 출발해서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치는 과학과 달리 다양한 사례를 통해 경영자가 어떻게 목표를 세우고 조직을 이끌어가야 하는지 설명한다. 


하지만, 두 책은 물리학의 이론처럼 보편적인 이론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탐구하고 분석한다. 다양한 경영 사례를 통해 이론을 도출하고 그 이론이 다시 현실에서 예외 없이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그래서, 전개 방식이 상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기존의 접근 방식으로는 결코 도출할 수 없는 놀라운 사실들을 찾아낸다.


특히 <좋은 기업을 넘어…>는 1965년에서 1995년 사이에 ‘포춘(Fortune) 500’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기업 중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11개 기업을 찾았고 그와 직접 비교하기 위한 11개 기업과 지속 실패 기업 6개까지 모두 28개 기업의 전략, 기술, 리더십 등등의 정보를 모두 분석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오랜 시간 방대한 데이터를 다룬다고 해서 결과물이 모두 뛰어난 통찰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연구의 결과물은 경영학의 범주를 넘어선다. 우리가 생각하는 회사라는 조직에 대한 얘기를 넘어 종류에 관계없이 영속하는 위대한 조직을 만들어 내는 근본 원리와 작동 방식을 차근차근 제시해 준다.


<당신의 인생을…>은 기존의 경영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을 평가하는 방법을 전하고자 한다. 삶의 방향이 제대로 계획되고 실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하고자 한다. 경영학의 이론이 어떻게 개인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크리스텐슨 교수는 자신의 경험과 경영 사례를 통해 그것이 가능함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그가 말하는 ‘이론’은 너무나 많은 똑똑하고 선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되는 인과관계의 메커니즘이다. 그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게 전달하여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경영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 보다 실제로 실행을 하느냐의 여부다. 회사가 세워지면 전략이 있건 없건 경영자는 매일 매 순간 결정을 해야 한다. 중요한 큰 결정도 있겠지만 작은 결정 하나하나가 회사의 자원을 실제로 어디에 투입하느냐를 정하게 된다. 경영자에게 빠지기 쉬운 덫은 가장 큰 소리로 고함치는 사람에게 시간을, 그리고 가장 빨리 성과가 나는 일에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다. 의도에 맞게 시간과 돈과 인력을 할당하지 않으면 일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자원이 중요한 일에 집중되지 못하고 여기저기로 흩어지면 힘을 가질 수 없고 성과를 내기 어렵다.


자원을 의도한 곳에 투입하고 자원을 활용하는 프로세스를 잘 구축하면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다. 프로세스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회사에는 여러 부서가 있고 각 부서와 담당자의 책임과 역할이 명확히 정의되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의 책임과 역할을 구체화하고 일을 시키고 성과를 내도록 관리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특히,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한 사람과 일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이끌며 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 사람들에게 열정을 불어넣고 태도를 고치는데 소요되는 자원은 이미 열정과 태도를 가진 이들에게 투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사람들을 <좋은 기업을 넘어…>에서는 ‘적합한 사람들’이라 부른다. 


사실 전략보다 중요한 것이 적합한 사람들을 모으는 일이다. 적합한 사람들이 모이면 전략, 즉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도출할 수 있다. 리더가 이끌지 않더라도 자신의 일을 찾아내고 서로 협력하며 프로세스를 만들어간다. 다만, 자원을 어디에 투입할 것인지에 대한 우선순위 결정은 리더의 역할이다. 그렇다고 리더가 사람들과 소통 없이 회사의 전략과 목표를 정해버릴 수는 없다. 여기서 소통이란 회사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이해하고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가야 경쟁에서 이기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과정이다. 정확한 데이터와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지만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과정이 바람직하면 그 답은 서서히 분명해지기 시작한다.


리더는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시작하고 그것이 가시적인 성과로 돌아온다. 직원들은 이제 뭔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회사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힘을 모으게 된다. 그것이 조직문화가 되어 직원들 스스로를 통제하고 프로세스 개선과 지속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에 집중한다. 자원이 의도한 곳에 집중되면 회사라는 커다란 바퀴를 움직일 수 있다. 이제 회사는 단순히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의 변화를 시작한다. 변화의 바퀴는 점점 더 빠르게 구른다. 매출과 손익이 좋아지고 현금이 창출된다. 그 자금을 다시 투입하면서 역량과 노하우가 점점 더 축적되고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는 어느 순간 기존의 벽을 넘어 돌파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위대함으로 가는 길은 그저 좋은 기업에 머무르는 것보다 쉬울 수 있다. 경영진과 직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슴도치 컨셉을 발견하고 이에 집중하면 어느 회사든 가능한 일이다. 복잡성은 조직을 죽인다. 너무 많은 제품과 기능을 개발하는데 리소스를 낭비하고 소비자도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조직엔 관료주의가 팽배해 중요한 결정이 미뤄지고 일 처리는 점점 더 늦어진다. 결국 비용이 늘어나고 성과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위대함의 수준으로 올라가면 당연한 사실을 발견하고 당연한 일을 하며 당연한 성과를 얻게 된다. 일의 효율과 효과는 점점 더 커지고 조직 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의미도 커진다. 멋진 곳에서 멋진 삶을 보냈다는 기억을 남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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