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숨쉬는 고래에서 명상을 안내할 수 있는
감사한 기회가 찾아왔어요.
아직도 기억합니다.
2022년 5월, 숨쉬는고래 명상 이멀전이 끝난 후
감사노트에 이렇게 적었어요.
“숨쉬는고래에서 명상을 안내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어제,
정말로 숨쉬는고래에서 첫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날 밤은 설렘과 긴장으로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아마도 잘하고 싶은 마음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한꺼번에 올라왔던 것 같아요.
명상을 하고, 글도 쓰고, 요가를 해도
떨리는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제가 스스로를 의심할 때마다
저보다 더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 아닌데도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 때문에
내 길을 온전히 갈 수 있는 경우가 생긴다"
얼마 전 프로그램에서 본 문장이 떠올랐어요.
나의 가능성을 보고,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
수업 당일 만난 선생님들의 말씀도 가슴 깊이 남았어요.
완벽한 사람으로서 누군가를 가르치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마음으로 안내한다는 선생님,
결과보다는 스스로 인내하고 과정을 탐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선생님,
잘하려는 마음 대신 ‘빈 공간이 되어달라’고 말씀해주신 선생님,
저마다의 철학을 지닌 멋진 선생님들이 곁에 있어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되더군요.
"오늘 난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나누고 싶을까?"
-
9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는 내내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는 거예요.
참여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제가 배운 명상의 가치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기뻤습니다.
제가 명상을 통해 삶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처럼,
그 기쁨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사실, 명상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쏙쏙 꺼내 쓸 수 있는 나만의 처방전과도 같거든요.
-
물론 첫 수업이라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예전엔 멋있는 선생님들을 보며
“나도 빨리 깊어지고 싶다, 잘하고 싶다, 멋있어지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처음’이라는 순간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처음은 누구나 부족하고 서툴잖아요.
뚝딱거리고 어설프지만, 그 안에는 진심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처음의 그 서툰 모습이 오히려 그리워질 거라는 걸 압니다.
지금처럼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방식으로
깊어질 거라는 것도요.
바닷가에서 명상을 안내하는
‘안나 할머니’의 모습을 상상하며,
지금의 이 서툰 과정도 사랑하려 합니다.
앞으로도 부딪치고, 또 배우며,
아낌없이 나눠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