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수련

사람들에게 건강한 씨앗을 뿌리는 일

by 틔우머
KakaoTalk_20251129_212558567.jpg
선생님이 하시는 일, 귀한 일이에요.
사람들에게 건강한 씨앗을 뿌리시잖아요



학교에서 마지막 명상 안내를 마쳤을 때,

한 어머님이 조용히 말씀하셨다.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니. 맞네.

난 사람들 안에 있는 씨앗을 틔우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생각해 보면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기도 하겠구나 싶었다.


세린 선생님(@serin_c )의 감사한 제안으로,

제주한라대학교에서 명상을 잠시 안내하게 되었다.


대상은 3-40대 혹은 중장년층 중심의 참여자들이었고,

명상을 꽤 하신 분도 있다고 하셔서 잔뜩 긴장이 되었다.


그런 나에게 세린 선생님은 “괜찮을 거예요.”

“선생님은 할 수 있어요.”라며

명상을 안내하는 매일매일, 다정한 메시지로

나에게 힘과 믿음을 건네주셨다.


첫날, 참여자들의 눈빛은 어색했고

어떤 눈빛은 경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도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이 얼어붙어 있었다.

명상할 땐 모두가 눈을 감고 있으니

내 안내가 어떻게 느껴지는지 알 수 없었다.


누군가는 조는 것 같고,

누군가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면 ‘지루하나?’라며

내 안에서 의심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했다.


둘째 날, 우연히 들른 음식점에서

사장님의 손님을 대하는 태도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내려놓고,

그저 사람들 앞에 존재로서 진심을 전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몸에 대한 마음 챙김을 안내했을 때,

내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참여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몸에 대해 감사해하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는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셋째 날, 자애심과 자비심을 주제로 안내했다.

나는 말하고 싶었다.

사람들 안에는 각자 사랑의 씨앗이 있고,

그 씨앗을 타인에게 다정한 말로 건넬 수 있다는 것을.


명상이 끝나고 한 참여자가 이런 말을 했다.

"눈이 마음의 창이라면, 말은 마음의 스피커네요."

유난히 반짝이는 눈으로 말하던 그 순간, 마음이 뭉클해졌다.


내가 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명상을 좋아했는지,

그걸 나누고 싶었는지 이유를 다시 한번 알게 됐다.


처음에 경계 어린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던 한 참여자도

서로에게 사랑의 씨앗을 뿌리고 난 뒤

그 눈빛은 어느새 따뜻하게 풀려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사람들은 그저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기다리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따뜻한 말을 건넬 때

나와 타인이 연결되고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를

서로에게 확인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고.


마음의 싹을 틔우는 일.

사랑과 건강의 씨앗을 뿌리는 일

내 이야기를 건네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

서로가 다르지 않음을 알고

그 연결됨을 보는 일,

오래도록, 이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나를 믿어주고 기회를 준 세린 선생님 덕분이었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명상을 안내하는 도중에 내 안의 의심도 마주하지 못했을 테고,

존재로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이렇게 진실한 시간을 나누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고맙고 사랑합니다 선생님.

모두 선생님 덕분이에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명상 재밌는데 왜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