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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틔우머 Mar 08. 2024

우리는 인연이었을까?


출처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우리는 인연이었을까?


아마 인연이었을 거야. 때가 돼서 만났고, 떠나야 해서 떠난 인연.


한때는 인연이라는 말이 참 잔인하게 느껴졌었다?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관계가 끝나자 '인연이 아니었어'라고 뒤늦게 말하는 게 말이야.


무엇이 되었든 간에 나를 떠나간 것들을 받아들이는 건 정말 힘들더라. 

내가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후회하고, 자책하고, 놓지 못했던 날들이 많았지.



불교에 '인연생 인연멸(因緣生 因緣滅)'이라는 말이 있대. 세상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나고, 인연이 다하면 사라진다고.


정말 모든 게 그렇더라.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내가 겪어야 하는 일이면 나에게 인연이 되어 왔고, 떠날 때가 되면 떠났어. 겨울의 매서웠던 바람이 떠나고, 어느새 따스한 봄바람이 온 것처럼 말이야.


모르겠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인연이 오고 갈지.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있는 그대로 경험하면서, 마음이 다할 때까지 해보는 거 아닐까 싶어. 후회가 덜 남게. 기쁘면 아이처럼 기뻐하고, 슬프면 눈물이 마르듯 펑펑 울고, 흠뻑 사랑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주어진 현재에 감사하고. 


참 어렵긴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삶은 단순한 걸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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