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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진 Jul 28. 2024

신들의 정원

드로잉- 콜로라도 스프링스

로키산맥이 끝없이 달린다.

길게 내려앉아 달린다.

차창 너머 길가 나무들이

이제 깨어나는 산의 봄을 피우고,

구릉 흩어진 자락에 집들 모여 앉는다.

고도 1마일 덴버에서 산을 따른다.


붉은 바위가 솟는다.

거대한 암벽이 파여 열려

세월이 빚은 형상을 품어낸다.

신들의 정원이라 이름하여

바벨탑과 대성당이라 잠자는 거인이라

보고 듣는 세상이 의미를 짓는다.

바위로 다가선다. 딛고 오르며

하늘과 벌판이 흘러든다.

원주민들의 오랜 이 흐르고

금을 찾아 먼 곳의 사람들 몰려들

철길 놓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기차가 협곡을 달린다.

굽은 창에 시선을 올리고 내리며

끊긴 다리와 홀로 남겨진 집을 좇는다.

솟은 절벽을 위로

아칸소 강 물살을 아래로,  찬비가 내린다.


마을 이르니 콜로라도의 밤이 내린다.




(신들의 정원, 콜로라도 스프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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