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 뉴올리언스 4
프렌치 쿼터를 걷는다.
집들이 발코니 기둥을 내리며
또 하나의 미국으로 나란히 선다.
붐비는 거리에서 만난 포보이(po' boy)*
연하게 바삭한 프렌치 바게트가
미시시피 강변의 시간을 돌린다.
소리 없이 스튜가 끓는다.
원주민의 사사프라스 잎으로
아프리칸 오크라로
더하고 더하여 한 솥으로
짙게 볶아 묽기도, 옅게 걸쭉하기도.
녹아들어 아우른 한 그릇은
지친 몸으로 앉은 이에게 스며들리라.
크리올이라 케이준이라
모두의 일컬음이 같지 아니하니
스쳐 지나는 이에겐
뉴올리언스 검보, 집집마다의 검보이어라.
흐린 하늘에 뿌연 달
다크 스토리 투어를 떠난다.
걷고 서며 끊겨 닿는 이국의 언어
한 단어가 불러오는 의미의 숲에서
비추어 흐릿한 이야기들.
증기선 기적이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