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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진 Jul 29. 2023

포보이와 검보

드로잉- 뉴올리언스 4

집들이 발코니 기둥을 내리며

또 하나의 미국으로 나란히 선다.

붐비는 거리에서 만난 포보이(po' boy)*

연하게 바삭한 프렌치 바게트가

미시시피 강변의 시간을 돌린다.  


소리 없이 스튜가 끓는다.  

원주민의 사사프라스 잎으로

아프리칸 오크라로

더하고 더하여 한 솥으로

짙게 볶아 묽기도, 옅게 걸쭉하기도.

녹아들어 아우른 한 그릇은

지친 몸으로 앉은 이에게 스며들리라.

크리올이라 케이준이라

모두의 일컬음이 같지 않으니

스쳐 지나는 이에겐

뉴올리언스 검보, 집집마다의 검보이어라.


흐린 하늘 뿌연 달 아래

다크 스토리 투어를 떠난다.

걷고 서며

끊겨 닿는 이국의 언어.

한 단어가 불러오는 의미의 숲에서

비추어 흐릿한 이야기들 가운데

증기선 기적이 울린다.

                                         

*'poor boy'에게 건넨 샌드위치에서 유래

 'r'을 발음하지 않는 남부의 악센트




(뉴올리언스 프렌치 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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