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 영주
고요한 강이 흐른다.
감싸 안으며 흘러 물 위에
섬마을 연꽃 피어오른 듯.
물길 건너
꽃가마 타고 오는 신부
이생을 떠나가는 상여
옛 마을 이야기 오롯이 피우며
흘러 낙동강으로
둥글게 굽어
외나무다리가 강을 건넌다.
맞받아 부딪지 않고
물살 나누어 맞아
약하고 얕은 곳으로 길을 찾는다.
거스르지 않으며
이기려 하지 않으며
불어난 물살에 부서지고 휩쓸리니
마을사람들 힘 모아 나무를 잇는다.
비 내리는 강
두 사람 앞서며 따르며
마주하고 물러서며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영주 무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