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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루날 Mar 29. 2022

후반전을 준비하는 방법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1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3.5세라고 합니다.(출처 : 매일경제 21.12.01) 그런데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일을 그만두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루 8시간 , 일주일 40시간, 1년 52주 내내 그렇게 일을 하고도 은퇴해서 노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일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일을 하게 되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고 계속해서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어서 오래 사는 비결 중 하나가 '일을 그만두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육체적으로만 버텨준다면 80세까지 일하고 싶습니다. (몇 년 전에 독립을 했다가 망해 버려서 당분간은 열심히 일해야 하는 개인 사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계속 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40대를 지나 50을 넘어서면서 언제 이 업계에서 밀려날지 모르지만,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전반전과 같은 전술과 전략으로 게임을 계속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면 어쨌거나 나름대로 필살기를 가지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데, 문제는 후반전에도 지금처럼 하면 될까 의문입니다.


저보다 앞서 가신 선배님들이 보시면 말도 안 된다고 하실 수 있지만, 아직 안 가본 길이고 막 시작한 개인적인 입장에서 후반전을 준비하는 방법입니다.


게임의 룰에 적응하기


필살기가 통하는 기간은 짧으면 10년 길어도 30년이 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잘 통했거나 나름 효과를 거두었던 필살기가 있다고 해도 더 이상 앞으로 겪게 되는 게임에서는 먹히지 않는 기술일 수 있습니다. 나는 그대로인데 어느새 세상이 변하고 게임의 룰이 바뀐 거죠. 새로운 필살기가 필요할 때입니다.


적어도 30대 후반부터는 새로운 필살기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나만의 필살기가 있어야 후반전에서도 경기에 뛸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무엇보다 22년 현재 현장에서 사용되고 적용되는 실무자들의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소위 '실무자형 리더'가 되는 거죠. 실무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들만큼 실무를 알고 실무자들처럼 일할 수 있는 시니어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퍼포먼스는 젊은 사람과 비교해서 부족할 수 있지만, 그 부분을 연륜으로 소위 짬밥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커버할 수 있는 '실무자형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낸데'를 버리자


'내가 낸데'는 경상도 사투리로 '내가 누군지 알아?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의미로서 한마디로 나 대단한 사람이야라는 말입니다. 지금 4, 50대 이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직이나 회사에서 이름을 떨칠만한 성과를 이루었던 역사를 가진 사람일 겁니다.


내가 아무리 한때 잘 나갔다 해도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깨끗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 과거의 영광이나 명예는 다 지나간 일이고 어제 내린 눈과 같이 녹아서 사라졌습니다. 내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니고 조연이나 단역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자존심이 밥 먹여 주지 않습니다.)


현재 조직이나 회사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예전과 같이 4번 타자로서 해결사의 역할을 요구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9번 타자나 기회를 이어가는 2번 타자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내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잘 해내는 것에 집중해서 성과를 내야 합니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다


온유하다고 하면, 마음이 여리고 부드러운 것을 생각합니다. 저는 '온유'라는 단어를 들으면 온유하다는 것은 사자가 어린양과 뛰어노는 것과 같다고 하신 어떤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자가 충분히 어린양을 헤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있지만, 자신의 힘과 능력을 절제하여 어린양과 어울리는 것이 온유라고 하셨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리와 권위를 절제하고 통제하는 힘이 바로 '온유'입니다. 40대, 50대 정도 되면 조직에서도 리더이고 관리자이며 높은 직급에 있습니다. 소위 '파워'가 있는 사람인데요. 중요한 것은 '파워'가 나라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역할'에 주어진 것임을 잘 알아야 합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지옥을 맛보게 할 수 있지만, 내 힘을 휘두르고 사용해서 내 권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절제하고 통제하여 그들과 어울릴 수 있는 온유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내 파워가 내가 아닌 내 자리에 있음을 잘 알고 있어야 온유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면 자제력도 생기고 벼가 익으며 고개를 숙이듯 겸손해질 줄 알았는데, 점점 더 독불장군식으로 꼰대가 되어버리고 여전히 주인공은 나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체 내 마음대로 말과 행동을 해버리는 오만한 배불뚝이 아저씨인 것이 너무나 한심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변화의 흐름을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밀려나고 벗어나게 되는데, 앞으로 30년을 더 일하려면 세상과 사람들의 변화에 반응하고 동조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나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고 도움을 받고 새롭게 배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겸손하고 온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고 고쳐 쓸 수 없다고 하지만, 변하지 않고 고치지 않으면 밀려나는 것 같습니다. 세상 참 피곤하게 사는구나 싶지만, 세상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지천명의 나이가 되면서 주니어일 때보다 더 노력하고 애써야겠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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