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때부터 강해졌다
아빠가 안계시다는건 참 잔인한 일이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국민학교를 들어갔다
사실 소꿉친구들은 알고 있었겠지만 인식을 못했을 것이다
기억하나
아빠가 없다는 것이 죽을죄를 지은 것이란 것은 국민학교 3학년 때다 새학기 처음 담임이 들어왔다
들어와서 본인 소개를 한 다음 모두 눈을 감으라고 했다
"우리 반에 아빠 없는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 손 좀 들어봐"
난 선생님이 그렇게 물어보니 당연히 손을 들었다
기억 둘
새학기가 지나고 소문이 퍼졌다
"쟤 아빠 없다며?"
그 당시 아빠가 없는 아이들은 거의 드물었다
그래서 소문은 금방 퍼졌고 난 이미 아빠가 없는 불쌍한 아이 었다
그때마다 난 "우리 아빠는 외국 나가셨어"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선생님이 처음 교실에 들어와 질문을 한 날 실눈을 뜨고 본 아이들이 있어 아무도 믿지 않았다
어느 날 힘이 센 남자 아이와 그 패거리가(그때 당시에도 그런 애들이 있었다) 아파트 단지 내로 나오지 않으면 내가 아빠가 없는 사실을 다른 반 아이들과 아직도 모르고 있는 반 아이들에게 말을 한다고 협박을 했다
아직도 생생하다
그 아파트를 가는 길..
울면서 어쩔 수 없이 길을 걷고 있던 내 모습..
그렇게 그 아이들 앞에 섰다
"너 아빠 없다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네가 대답을 안 해?" 하면서 아파트 물탱크가 있는 지하로 날 홀로 밀어 두고 문을 잠갔다
(그때 당시 물탱크가 지하에 있었고 물이 지하에 무릎 정도로 찼었다 물론 그게 물탱크가 아니고 다른 용도일 수 있지만 무릎 정도까지 물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
"네가 아빠가 없다고 이야기하면 문 열어줄게"라고 말을 했다 난 울며 문을 두드리며 열어달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렇게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누군가 문을 열어줬고 탈진된 상태로 난 지하실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 사건이 있고 난 다른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