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인간 Mar 22. 2021

혼돈에 대한 확률적 접근

지속적인 회의론적 관찰

혼돈이란 결과와 원인 상관관계가 전혀 없으며 그에 대한 인과관계도 없는 상태를 말한다. 최대의 불행과 최대의 행운이 혼재된 상황 속에서 하나의 미세한 변화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어쩌면 세상의 모습이  혼돈의 결과로 인해 태생된 것이 확실하겠다.


행동경제학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이 혼돈에 대한 확률적 접근이 절대 불가하단 사실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일정한 사건에 대해 반복 또는 순환되는 패턴을 발견하려고 하지만 불확실한 사건의 전말은 그 어떠한 상관성과 인과관계도 없다. 그러나 인간은 쉽게 그 결과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는다.


책에서 자주 언급하는 표현 중에 하나. 세상에 처음으로 태어난 아담이라는 남자가 있었다. 멀리 동쪽에서 피어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것은 이 남자가 세상에 처음 발을 딛고 경험한 첫 번째 경험이다. 이 남자가 다음 날까지 살아서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본다면 이 남자는 해가 뜨고 지는 사건에 대해 패턴을 발견할 것이고 해는 어김없이 동쪽에서 태어나 서쪽으로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챌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에 입각한 합리적 사고는 아니다. 반대로 시계열의 흐름 속에서 다른 결과가 눈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일어날 수 없다는 확률을 0으로 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경제위기, 주식의 차트에서 미뤄보아도 이 모든 최악의 사건들은 확률적 분포도의 중간점에서 발현되지 않았다. 남들이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양측의 극단에서 나온 사건에 의해 세상은 변화되었다.


극단에 머물러 발현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몰두하는 일. 어쩌면 그것을 사람들은 매우 우둔하거나 비합리적인 행동이라고 일컬을 수도 있겠다. 반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을뿐더러 일어날 확률조차도 미미하기 때문에 한없이 시간을 소모하며 그 불확실한 사건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것은 로또를 손에 쥐고 당첨되기를 기도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몰두할 필요는 없겠지만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도 세상을 바꾸는 사건들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있다. 혼돈이라는 언어가 그렇듯 일반적인 사고방식과 관념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세상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에 대한 관점도 역시 다르지 않다. 불확실성에 대해 도피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이 혼돈을 응시해야 한다. 예측의 힘을 기르기보다는 그 혼돈의 상태에서 흔들림 없이 면밀한 사고와 회의론적 시각으로 다름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여우와 같이 대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 그러므로 혼돈에 대해 친숙해져야 한다. 달라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야 하고 내가 사고했던 그 어떤 개념에 대해서도 진리도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시도 때도 없이 변화할 수 있으며 굳어진 고정관념을 망치로 때려 부술 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심을 가지고 면밀히 바라봐야 한다. 혼돈에 대한 확률적 접근은 없다. 그 어떤 인과관계도 상관성도 없는 소음에 대해 분석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다만 끊임없이 관찰할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패배자의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