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달려갈 수 있고,
거침없이 달려가고 싶지만,
기다리라 했으므로 기다린다.
이유가 있겠지
언젠가 오겠지
구석진 곳 홀로 세워진 채
몇 날을 보내야 할지 몰라도,
어쩌면 다신 나타나지 않을지 몰라도.
짧았던 순간이었을지언정
너의 숨소리를 들으며
너와 함께 바람을 가르며
세상 어디고 갈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세상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이던 감동과
세상 어떤 험한 길도 함께라면 괜찮을 것 같던 든든함으로
우리 함께 했던 시간
되새기고, 곱씹으며
기다리라 했으므로 기다린다.
그것이 나의 마음, 나의 방식, 나의 사랑
나만의 너이길 소망했고
너만의 나이길 간절했으나
이름표도 없고, 자물쇠도 없고, 기약도 없이
이렇게 하염없이
그날의 "함께"였던 "우리"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날처럼 햇살이 쏟아지길, 네가 내게 쏟아지길.
달도 별도 뜨지 않은 저녁이지만
마음속은 이미
그리움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
무거워져 기울고 휘청거리는 마음이
차마 똑바로 서있을 수 없이
비스듬히 기대 서있다.
오늘도 오지 않을 너를 위해
언젠가 다시 태울 너를 기다리며.
자전거,
네가 찾아주지 않으면 한 발짝도 갈 수 없는 나인데,
네가 기다리라 하면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는 나인데
누가 나의 이름을
'스스로 구르는 수레'라 이름 붙였는가.
덧)
집 앞 산책길
구석진 자리에 누군가 놓아둔 공유자전거를 발견하고
생각했던 이야기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름부터가 참 아이러니 하잖아요?
다음 주엔 꼭 [갈라진 길 끝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연재를 마무리하려고 해요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니고, 생각이 많아져서 마무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읽어주고 계신 글들이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고
7월엔 여름처럼 푸릇푸릇한 아기새 이야기로 새 연재도생각하고 있어요
배꼽잡으실 준비 해주시고요 ^^
더워지는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