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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 Jul 24. 2023

기자로 산다는 것, 악플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

나는 기자였다 - 08

악플러들의 놀이터가 됐던 기사


한국 사회에서 기자로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수많은 악플과 끊임없이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러했다. 네이버에 공개되었던 나의 기사는 자주 악플러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네이버와 다음이 정책을 바꾸면서 일방적인 욕설이 담기는 등의 악플은 많이 사라졌지만, 논리적 근거가 있는 '척'하는 악플은 여전했다.


나는 악플을 볼 만큼 멘탈이 강하지 않았으므로 악플을 굳이 나서서 찾아본 적은 없다. 그러나 동료 기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종종 있다. 동료 기자의 기사에 찾아가 내 얘기를 하는 악플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에 대한 악플은 그래도 참을 만했다. 그렇지만 나의 취재원이나, 나의 인터뷰이를 욕하는 악플의 경우에는 그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매우 컸다. 나를 믿고 취재에 응했으니까.


그리고 글을 쓰면서 매체를 한 번도 밝힌 적은 없지만, 내가 종사했던 언론사는 그 언론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욕을 듣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회사에서는 이에 대한 안전 조치 같은 건 해주지 않았다. 사실 안전 조치를 해주는 회사는 많지 않다. 그저 기자들이 견뎌야 할 뿐이다.


악플뿐만 아니라, 욕설이 담긴 이메일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 기사에 대한 비난을 담은 그 이메일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비난이었기 때문에 마음에 그리 오래 담아두지는 않았지만, 이런 비난과 욕이 내게 오기도 하는구나 싶어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메일을 보낼 정성이 있었으면 다른 데다가 힘을 쏟지.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나 욕설이 담긴 메일도 참아야만 하는 문제였다. 나의 경우는 아니었지만, 더 심한 욕이 담긴 메일을 받은 동료 기자가 이를 신고했을 때 구글계정이라는 등의 이유로 수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쯤 돼서는 궁금해졌다. 나, 기자 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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