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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더하기 Sep 28. 2022

항상 너와 함께 하리니 2

낮은 데로 임하소서 - 이청준

너의 평생에 너를 능히 당할 자가 없으리니 

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 

마음을 강하게 하라. 

담대히 하라.


구약성경 여호수아 1장 5절. 

그가 꿈에서 만난 하나님께서 일러주신 그 성경의 구절이 그에 인생의 전환점을 일러 주십니다.

두 번째 죽음을 선택한 주인공에게 희망과 용기를 넣어준 이 구절이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세상을 힘차게 살아갈 준비를 일깨워준 것입니다. 

서울역과 노량진일대를 돌며 거렁뱅이 생활을 경험하고 그곳에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숨 쉬며 스스로의 방향과 삶의 목적을 찾아 나갑니다.

나의 짐이 얼마나 무겁고 버거운지 알지 못하는데 남의 짐을 걱정하는 어리석음이 부끄러워진 주인공. 

세상에 나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그 누군가에게 짐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나로 인해 고통 받고 힘들어 하는 사람은 과연 없을까?


이 책을 보며 남을 돕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단순하게 물질적이 도움만으로 치부해 버리면 안 됩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내 주변과 좁게는 나 자신의 짐을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을 때야 가능한 것이죠.


세상을 보는 마음의 눈.


꽃시계 동산은 내가 듣고 상상한 것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나는 그 맑은 공기로 하늘을 보았고, 

은은한 향기로 아름다운 꽃빛깔을 보았다. 

손등에 내려앉은 따뜻한 햇볕으로 삼라만상의 숨결을 느꼈다. 

동산에 꽃밭에서 수천수만의 꽃송이들이 나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마음의 눈이 열리면 하고자 하는 희망과 그것을 막아선 어려움의 길이는 조금씩 그 간극이 줄어 갑니다.

주인공 안요한 목사님의 새빛맹인교회는 아직도 존재합니다. 

아흔아홉 가지를 잃고 한 가지가 남아도 그 남은 한 가지에 감사하며 기쁨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것. 

그 한 가지는 버릴 수 없는 삶이며 살아낼 만한 용기와 희망인 것입니다.

어찌 보면 평범한 소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극히 감동적이거나 슬퍼서 눈물샘을 자극할 만한 애절함도 없습니다.

후천적 장애를 극복한 어느 목사님의 일대기를 짧은 소설형식으로 표현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청준 선생님의 이 소설이 너무나 위대한 점은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단순한 장애극복의 감동스토리를 전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과 내 주변과 나에 모든 것에 얼마나 감사하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나 같은 비 기독교인이 접근하여도 종교적 거부감을 갖지 않게 만드는 놀라움에 감사의 마음을 갖습니다.


남이 탓을 하지 말라, 그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 

내 자신의 짐을 정리하라, 

내 주변과 내게 남은 것에 감사하라.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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