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 중,
삶의 일부분을 공유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할 만한 아름다운 마주침입니다.
그 마주침이 가상의 공간이든
현실의 공간이든
함께 공감하고 응원하며 보낸 시간 속에서
삶이 조금씩 영글어 간다는 생각을 하면
모두가 소중하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혹여 거슬리는 사람이 있다면 반면교사로 삼아
닮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 시를 접하며,
나도 누군가에게 모서리가 되었던 적은 없었는지,
나 또한 누군가의 "원망스러운 눈초리"를
모르는 척 지나치지 않았는지 뒤돌아 봅니다.
모서리
이혜영
"아야!
아유, 아파."
책상 모서릴 흘겨보았다.
"내 잘못 아냐."
모서리도 눈을 흘긴다.
쏘아보는 그 눈빛이
나를 돌아보게 한다.
어쩜 내게도
저런 모서리가 있을지 몰라.
누군가 부딪혀 아파했겠지.
원망스러운 눈초리에
"네가 조심해야지."
시치미 뗐을 거야.
모서리처럼
나도 그렇게 지나쳤겠지.
부딪힌 무릎보다
마음 한쪽이
더 아파온다.
우리는 스스로도 알 바 없는 상처 하나쯤
저 무의식에 가두고
때때로 "모서리"를 드러내며
삶의 애환을 환기하는 것은 아닌지,
상처가 서로 마주칠 때
또 다른 상처를 드러내는 것은 아닌지,
이제는 서로의 민낯을 보듬는 넓은 아량으로
"모서리"가 아닌, 마음의 쿠션을 장착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