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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철 Jan 13. 2019

<브라질 팔도유람>  
05.2 남부지방

가우슈

가우슈


호나우두란 이름은 그냥 축구가 떠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각자의 호나우두를 가지고 있고 한 번쯤은 이 이름을 가진 선수의 팬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을 구분을 짓기 위해 약간의 다른 이름으로 부르지만, 모두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브라질의 호나우두와 호나우지뉴 그리고 포르투갈 호날두이다. 

브라질의 두 명의 호나우두가 같은 시대에 뛰었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했다. 그들이 함께 뛰었던 2002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호나우두라는 이름 덕분에 우리는 호나우지뉴가 작은 호나우두를 의미한다는 사실, 즉 지뉴, 이뉴 같은 어미가 작은 것 혹은 애칭 같은 의미로 붙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호나우덩 같이 엉을 붙이면 큰 것을 혹은 존경의 의미로 사용한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브라질 사람들은 본명보다는 애칭을 부를 것을 좋아한다. 보통 그들은 실제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별로 없다. 예를 들어 흔한 이름인 시코 chico라는 이름을 보자. 이 이름도 정식 이름이 아니다. 이 이름은 프랑시스코, franscico를 줄여서 부르는 이름이다. 보사노바의 대가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의 안토니오도 그냥 줄여서 톰이라 하고 그를 톰 조빙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이름을 부르면서 그들은 그들의 애정을 전달한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도 아름다운 눈을 가진 퇴역 장군 프랭크는 위스키 ‘잭 다니엘’을 ‘자니’라고 부르면서 풋내기 찰리에게 인생에서 교훈을 남겨주는 말을 해준다.


“친한 사람은 그렇게 불러”


보통 우리는 이름을 줄여서 부리거나 애칭을 부르면서 친근감과 정을 표시한다.

이런 친근감과 정이 둘째라면 서러워할 브라질 사람이기에 그들 역시 모두 이름을 줄여서 부르거나 애칭을 부른다. 그래서 그런 애칭이 원래 이름인지 알았다가 그들의 민증을 보고 나서 그 기다란 이름에 깜짝 놀랄 때가 더러 있다. 이렇게 줄여서 부르는 이름처럼 그들은 인간관계의 거리도 무척 좁다. 스킨십 역시 친근함과 애정만큼이나 많이 한다.


예전에 한국에서 꽤 오래 살았던 브라질 친구와 재회를 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녀에게 한국에서 어려운 점이 어떤 것이었냐고 물어보았는데 의외로 친구 사귀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그녀는 정말 천사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의아했다.

그녀 말에 의하면 브라질에서는 친구를 만나면 금세 친해져서 함께 집도 놀러 가고 가족도 자연스럽게 소개해주고 별 허물없이 지내는데 한국은 많은 단계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단계를 밟아가야 좀 더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 힘들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브라질 사람들은 사람에 대한 거리가 작고 애정이 넘치게 대한다. 

호나우지뉴라는 표현은 우리에게 크고 작은 것처럼 소개되었지만 브라질에서는 애정이 넘치는 의미로 표현이 된다.

그래서 이 두 명의 호나우두는 유니폼에는 호나우두, 호나우지뉴라고 쓰여 있지만, 브라질에서는 모두 호나우지뉴라고 부른다. 다만 두 명을 구분하기 위해서 호나우두는 호나우지뉴로, 호나우지뉴는 호나우지뉴 가우슈라고 부른다. 가우슈는 남부 지방 사람이란 뜻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호나우지뉴는 남부 출신이다.


<미래의 가우슈>


브라질 남부의 가우슈 문화는 음식, 의복, 오락 등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챙이 넓은 모자에 손수건을 목에 두르고 챙이 넓은 바지에 부츠를 신고 있는 사람이 말은 타는 모습은 영락없이 가우슈이다.

그리고 남부의 히우그란지두술주에는 이런 이미지의 가우슈를 법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가우슈의 문화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바로 슈하스코와 시마헝이다.

시마헝은 남미의 녹차라고 불리는 마테차를 마시는 방식을 말한다. 

시마헝은 꾸이아라 불리는 나무를 깎아서 만든 자연식 텀블러에다가 마테를 넣고 뜨거운 물을 넣고 마신다. 마실 때는 봄빌랴라고 불리는 금속 빨대이자 여과기를 넣어서 마시게 된다.

남부 출신의 사람들은 이 시마헝을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마신다. 그들은 마테와 쿠이아, 봄빌랴, 그리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계속해서 마신다. 

만일 누군가가 이런 시마헝을 마시고 있다면 그 사람은 십중팔구 남부 출신일 확률이 아주 높다.

요즘에 마테차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많은데 어쩌면 남부 여인이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것은 어쩌면 마테차를 많이 마셔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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